기특 상장 1년여만에 나란히 공모 증자...노을-보로노이 '판이한 시장반응'

입력 2023-08-07 14:46   수정 2023-08-08 09:21

이 기사는 08월 07일 14: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스닥에 기술 특례로 상장한 지 1년여 만에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두 기업에 대한 시장 반응이 엇갈렸다. 인공지능(AI) 진단 플랫폼 기업 노을 주가는 유증 발표 이후 급락했지만 신약 개발사 보로노이는 오히려 상승했다.

보로노이는 최대주주가 증자 배정물량에 전량 참여하기로 하면서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와 달리 노을의 경우 최대주주 참여도가 저조해 이번 증자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노을은 지난 3일 유상증자를 위한 1차 발행가격을 3240원으로 결정했다. 최초 발행 예정 가격을 4275원보다 약 24% 낮은 수준이다. 유상증자 모집액도 당초 300억원에서 227억원으로 줄었다.

지난달 4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주가가 급락한 결과다. 당시 5599원이었던 노을 주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해 3512원까지 떨어졌다. 노을 주가는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4000원대 후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6월 같은 방식으로 450억원 규모 증자를 발표한 신약 개발사 보로노이는 지난 7월 20일 1차 발행가액 산정 과정에서 유증 규모가 536억원으로 늘어났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오히려 주가가 상승한 결과다. 발표 당시 4만원 초반이었던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다 이날 7만원을 넘었다.

두 기업 모두 기술특례 상장으로 작년 코스닥에 상장한 곳이다. 노을은 작년 3월, 보로노이는 작년 6월에 상장했다.

당시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두 기업 모두 원하는 수준에 못 미치는 공모자금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상장 당시 노을은 최대 255억원을 공모로 모집하려 했지만, 최종적으로 150억원만 확보했다. 보로노이는 최대 1300억원을 모집하려 했지만, 상장 철회 이후 재도전에 나서 결국 400억원만 모았다.

적자 기업인 만큼 추가 연구개발을 위해선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며 희비가 엇갈렸다.

두 기업 모두 상장 당시 제시했던 실적 추정치엔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았다. 노을의 경우 작년 매출 80억원을 예상치로 제시했지만, 실제 매출은 5억원에 불과했다. 작년 영업손실 15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36억원을 올렸다. 올해 영업손실이 누적될 경우 자본잠식에 빠질 위기다.

보로노이 역시 작년 예상 매출 261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97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 역시 예상(40억원 적자)보다 부진한 143억원 적자를 냈다.

두 기업 모두 실적에선 실망스러운 모습이지만, 보로노이의 경우 최대주주인 김현태 대표가 보유한 지분 38.6%에 배정되는 유상증자 물량에 전량 참여하기로 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다.

최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에 보로노이 일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215억원 규모의 증자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보로노이 상장을 주관한 데 이어 이번 유상증자 주관업무도 맡고 있다.

주식담보 대출은 주가가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에 처할 리스크가 있는 자금 조달 수단이다. 그만큼 김 대표의 신약 개발 및 기술 이전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다만 김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상장 당시 3년간 보호예수가 걸려있는 만큼 최소한 2025년 6월까지는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없다.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선 향후 2년간 반대매매가 제한된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구조다.

반면 노을은 최대주주가 배정주식의 10%만 참여할 예정이다. 노을 최대주주는 MSEED로 지분율은 25.8%다. MSEED는 임찬양 노을 대표와 김경환 노을 사내이사, 이동영 전 노을 대표가 각각 지분 33.33%를 보유한 법인이다.

MSEED와 별개로 임 대표와 김 이사, 이 전 대표는 각각 노을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증자에 배정주식의 75%만 참여하기로 했다. 유상증자 후 노을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기존 38.4%에서 27.2%로 감소할 전망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보로노이의 경우 김 대표는 물론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역시 보로노이의 성장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면서 투자자들에 유상증자의 정당성을 충분히 어필했다”며 “노을의 경우 상장한 지 1년 만에 자본잠식 위기를 마주한 상황에서 성장보단 생존에 방점이 찍힌 유상증자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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