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단지를 둘러싼 대형 건설사의 수주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달 초 도시정비조례를 개정해 당초 ‘사업승인인가’보다 빠른 ‘조합설립인가’만 받으면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80여 개 정비사업 조합이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발주 금액만 40조원으로, 지난해 전체(42조원)와 맞먹는 규모다. 지상 50층 이상 초고층 건립을 추진 중인 여의도에서는 한양과 공작아파트 등이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현장설명회에 10여 개 건설사가 참석할 정도로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압구정 개포 성수 등 서울 노른자위 단지를 중심으로 래미안 디에이치 아크로 등 고급 브랜드 선점 경쟁이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가 하반기 주목하는 정비사업지로 여의도를 꼽았다. ‘여의도 재건축 1호’인 한양아파트와 공작아파트가 모두 다음달 18일부터 이틀간 입찰을 받는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적극적인 가운데 삼성물산도 입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시범, 광장, 대교 등 다른 재건축 단지도 줄줄이 시공사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초고층 아파트는 두 동을 연결하는 스카이브리지 등 기술력이 중요하다”며 “여의도 재건축 단지는 모두 초고층 아파트로 지어지는 만큼 대형 건설사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전초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9053가구)도 서울시가 최근 50층 높이 제한을 없애기로 하면서 지상 80층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3지구는 조만간 열리는 조합 총회에서 80층 계획안과 함께 시공사 선정 여부를 묻기 위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용산구 한남뉴타운에서도 ‘노른자 땅’으로 꼽히는 한남5구역(2359가구)이 다음달 건축심의를 통과하는 대로 시공사 선정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과 DL이앤씨 등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송파구에서도 대규모 수주전이 시작됐다. 지난달 20일 송파구 가락프라자아파트(1167가구)의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을 위한 현장 설명회에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등 6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예상 공사비가 3.3㎡당 780만원으로 높아 일찌감치 건설사의 관심을 받은 단지다. 2020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잠실장미1·2·3차(5200가구)는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할 ‘최대어’로 꼽힌다.
박진우/심은지/유오상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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