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 속속 들어서는 용인갑…보수텃밭에서 진보색 짙어져

입력 2023-08-14 18:18   수정 2023-08-15 00:47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일대 ‘용인갑’은 여야 선거 전략통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내년 총선 격전지다. 전통적으로 토박이 및 농촌 인구가 많아 용인 내에서도 대체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여겨졌지만, 빠르게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개발되면서 인구 지형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특정 정당이 우세한 흐름이 이어지는 곳도 아니다. 2020년 총선에선 용인 내 유일하게 보수정당 후보(정찬민 미래통합당 의원)를 당선시켰지만, 2022년 대선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다. 같은 해 이어진 지방선거에선 다시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경기지사·용인시장·도의원 표를 몰아줬다.

14일 지역에서 만난 여야 관계자들은 내년 이 지역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곳으로 남사읍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와 ‘역북지구’를 동시에 꼽았다.

한숲시티는 6800가구에 달하는 매머드급 단지다.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인 허허벌판에 아파트만 우뚝 솟아 있어 2015년 분양 당시만 해도 ‘한숨시티’라 불리기도 했지만 단지 준공으로 지역 유권자가 2만여 명 늘었다. 구속 수감 중인 정 의원의 등록 거주지가 한숲시티였을 정도로 양당에서 ‘집중 관리 대상’으로 꼽고 있다.

민주당 지역위원회 관계자는 “한숲시티에 40대가 대거 유입되면서 민주당세가 강해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용인 시내와도 아파트가 많이 떨어져 있어 토박이 여론의 영향을 덜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숲시티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는 “전용면적 84㎡가 4억원 안팎에서 거래돼 10대 자녀를 둔 40~50대 부부가 많이 거주한다”고 설명했다.

처인구 최대 상권으로 부상한 역북지구도 신규 아파트만 1만4000여 가구에 달해 거주 인구는 3만여 명에 이른다.

국민의힘 당협 관계자는 “한숲시티와 역북지구가 입주하면서 선거 지형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타지 유입 인구가 많아 예측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원래 용인갑은 국민의힘 우세 지역이었다. ‘민주당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2020년 총선에서도 정 의원이 용인에서 유일하게 보수정당 후보로 당선됐다. 하지만 2022년 대선에서는 용인시 3개 지역구 중에서 이 후보의 표가 가장 많이 나왔다. 이 후보가 윤석열 당시 후보를 3.16%포인트 앞지른 것이다. 인근 기흥구와 수지구가 집값 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문제의 영향을 받았다면, 상대적으로 신규 아파트값이 저렴했던 처인구는 외지인과 젊은 층 유입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지역에서 내년 총선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은 20명에 달한다. 10여 명이 출마 선언 의사를 보였고, 자천타천 언급되는 인사도 다수 있다. 민주당에선 이우일 지역위원장 직무대행과 권인숙 의원(비례), 백군기 전 용인시장, 오세영 전 지역위원장, 우제창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에선 강만희 세무법인 다율 대표세무사, 김대남 대통령 시민사회수석실 국민통합국장, 김희철 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 등이 총선 채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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