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약 범죄 올들어 3배 급증

입력 2023-08-14 18:29   수정 2023-08-22 16:54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후 이뤄진 경찰의 집중단속에서 10대 마약 범죄가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지난 3~7월 마약 집중단속 기간에 총 1만316명의 마약 사범을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 검거된 인원(6301명)보다 63.7% 늘어났다. 특히 10대 마약사범 수가 급증했다. 올해 단속 기간 검거된 10대는 561명으로 지난해 179명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했다.

10대 마약 사범들은 다이어트약으로 알려진 ‘펜타민’을 사거나 이를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례가 대다수였다. 식욕억제제인 펜타민은 의사가 수술을 앞둔 환자의 체중을 줄이기 위해 처방하는 의약품이다. 약 모양이 나비처럼 생겨 ‘나비약’이라고 불린다. 중독성과 환각, 환청 같은 부작용 우려가 크지만 SNS에서 불법 거래가 손쉽게 이뤄지고 있다.

나비약은 알약 1정당 약 1000원인데 4000~8000원에 불법 매매가 이뤄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과다 복용 시 불안, 환각, 정신질환 등이 일어난다”며 “성장기 청소년에게 매우 치명적인 약품”이라고 말했다.

일부 10대는 대마를 조직적으로 유통하는 등 본격적인 마약상으로 활동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경기 용인의 한 고등학교 1학년생 A·B군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과 함께 3월 합성대마 판매에 나섰다. 텔레그램을 통해 구매한 합성대마를 흡입했고 이후 주변 친구들에게도 권유했다.

A·B군은 합성대마에 한 번 중독되면 계속 구매를 이어가는 특성을 알고 판촉을 위해 중학생 등 아홉 명에게 합성대마를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용인동부경찰서는 6월 총 22명을 검거하고 그중 다섯 명을 구속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10대는 판단 능력이 성인보다 떨어져 주변에서 마약을 권하면 쉽게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약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럽·유흥업소에서의 적발 사례가 많이 늘어난 것도 이번 단속의 특징이다. 특별단속 기간 유흥업소 등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은 지난해 78명에서 올해 385명으로 1년 동안 다섯 배가량 증가했다. 경찰은 각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노래방·클럽 등 전국 1만2336개소를 점검했다. 경찰청은 “유흥업소들은 코로나19로 출입이 통제됐는데 이후 규제가 풀리자 마약 범죄가 함께 늘어났다”며 “앞으로 주기적으로 지자체와 합동 단속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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