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農 키운 '유통사 직거래'…영광 망고 농가 연매출 20억

입력 2023-08-16 18:03   수정 2023-08-24 16:34


지난 15일 전남 영광의 ‘망고야’ 농장.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줄지어 늘어선 비닐하우스 안에 망고 나무 1만6000여 그루가 심겨 있다. 3만3000㎡에 달하는 이곳에서 올리는 매출은 연간 20억원에 달한다. 박민호 망고야 대표는 영광의 대표적인 부농이다.

도매를 건너뛰고 유통업체와 산지 간 직거래가 확산하면서 억대 부농이 쏟아지고 있다. 10년 전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대형마트, e커머스뿐만 아니라 신세계 등 백화점이 신선식품 전담 바이어를 늘리고 있는 건 산지 직거래를 통하지 않고선 치열한 유통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영세 농업 구조 벗어나려면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농축산물 판매 1억원 이상 농가 수는 3만8000가구로, 10년 전(3만 가구)에 비해 26.7% 늘었다. 부농 증가의 원동력은 대형 유통사와의 직거래가 첫손에 꼽힌다. 망고야가 대표적인 사례다. 박 대표는 “2020년 영광 망고라는 브랜드로 상품을 처음 출하할 때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며 “제주산이 점령한 국산 망고 시장에서 영광이 설 자리가 거의 없던 시절”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전체 망고 재배 면적(77.90㏊) 가운데 제주 농가의 재배 면적이 50.27㏊로 64.5%를 차지했다. 영광을 포함한 전남의 망고 재배 면적은 10.56㏊에 불과했다.

영광 토양에 망고가 뿌리 내리게 하기 위해 박 대표는 2012년부터 연구를 거듭했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숙제가 남았다. 판로였다. 농협을 통해 도매 시장에 내놓는 게 유일한 길이었는데 제주 망고 가격의 3분의 1밖에 받지 못할 게 자명했다. 때마침 신세계백화점이 구세주처럼 나타났다.
○치열한 신선식품 확보 경쟁
신세계는 2020년께 나름의 고충을 겪고 있었다. 망고 등 당도 높은 열대 과일 수요가 높아지는데 공급처를 제주에만 의존하기엔 위험성이 컸다. 공급처를 다양화해야 했다. 신세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망고 등 신품종 과일 매출은 전년 대비 18.2% 늘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올해 1~7월 프리미엄 과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청과 매출 증가율(7.5%)의 세 배 수준이다.

그때 신세계 바이어의 눈에 들어온 곳이 영광이다. 신세계가 ‘국산 망고’가 아니라 ‘영광 망고’ 라벨을 붙여 제품을 판매하면서 영광 망고는 프리미엄 과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신세계는 산지와 협업해 생산 단계부터 작물을 선별하고 상품 품질을 직접 관리하는 지정농장(셀렉트팜) 제도를 운영 중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백화점에 물건 댄다고 하면 도매 업체가 줄을 섰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대형마트, e커머스 등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백화점도 직접 산지로 뛰지 않으면 좋은 상품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산지로 출근하는 백화점 바이어
현대백화점도 올해 초 산지 직거래를 늘리기 위해 신선식품 바이어의 근무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기존에는 사무실과 가락시장을 오가는 게 바이어의 일과였다. 개편된 근무 체계에선 청과 바이어 세 명이 돌아가며 국내외 산지로 매일 출근한다.

롯데백화점 역시 자사 바이어가 발굴한 농가와 계약을 맺는 산지 직거래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영광=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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