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살상무기' 된 너클…"휴대만 해도 적발 검토"

입력 2023-08-18 16:15   수정 2023-08-18 16:53


사용하기에 따라 강력한 살상력을 가져 범죄 도구로 쓰일 수 있는 '너클'이 온라인상에서 호신용품이라는 구실로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다. 특히 이 도구는 최근 잇따른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과 살인예고 글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불안에 편승해 빠르게 보급중이다.

너클은 손가락에 반지처럼 끼워 사용하는 금속 재질의 도구다. 판매업체에선 '주먹을 강화하는 호신용품'이라고 홍보하지만 너클이 범죄에 악용될 경우에는 피해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치명상을 입힐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물건이기도 하다.

17일 신림동 등산로에서 벌어진 대낮 성폭행 사건에서도 범인이 양손에 너클을 낀 채 피해 여성을 폭행한 뒤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너클에 맞은 피해자는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중태다.

서울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12일간 쇼핑몰 업체 인터파크의 호신용품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늘었다. 같은 기간 11번가에서도 호신용품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2%, 직전 주(7월 9∼21일)에 비해 224% 증가했다.
최루 스프레이를 비롯해 경보기, 호신봉(삼단봉), 호루라기 등이 판매량 상위에 올랐고 전기충격기와 너클 등 공격성이 짙은 호신용품도 많이 팔렸다.

최근 잇단 흉기난동 사건이 우범지대가 아닌 늘 다니던 일상 공간에서 발생하면서 '나도 불시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이 이같은 호신용품 수요로 이어진 셈이다. 특히 너클은 크기가 작아 휴대하기 편한 데다 따로 훈련받지 않아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상대에 반격까지 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인기가 높다. 주문량 폭증으로 출고가 지연돼 한 온라인 쇼핑몰이 홈페이지에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공지하는 일도 있었다.

인터넷에선 1만원 안팎의 가격에 누구나 쉽게 너클을 살 수 있다. 유튜브 등에선 너클을 '실전'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제품의 특징을 소개하는 동영상도 찾아볼 수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 3300여 곳에서 실시 중인 특별치안활동 검문검색에서 너클 휴대를 적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당한 이유 없이 너클을 휴대한 것만으로도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우범자)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2005년 8월 이후 '정당한 이유 없이 폭력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흉기를 휴대하고 있었다면 다른 구체적인 범죄행위가 없다 하더라도 그 휴대행위 자체로 범죄가 성립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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