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는 여자만?…윤성빈이 입었더니 男 지갑 열렸다 [오정민의 유통한입]

입력 2023-08-19 12:10   수정 2023-08-19 15:11


소비 위축 속에서도 남성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패션업계에선 남성 소비자가 신규 성장동력이 된 애슬레저(평상복처럼 입는 스포츠웨어) 브랜드가 줄줄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남성 소비자의 적극적인 소비 흐름이 포착됐다.
애슬레저 여자만?…안다르도 젝시믹스도 남성 매출 '쑥'
애슬레저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인 안다르와 젝시믹스 모두 지난 2분기 남성 소비자 유입에 힘입어 매출이 뛰었다. 주로 레깅스 제품으로 여성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이들 브랜드는 운동복 외에도 골프웨어, 비즈니스웨어 등으로 남성 소비자 공략에 적극 나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안다르는 지난 2분기 '마의 고지’로 간주되던 분기 매출 600억원을 뚫으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13.9%, 22.8% 증가한 616억원과 70억원을 기록해 모두 분기 신기록을 새로 썼다.

일등공신으로 맨즈(남성용) 상품군이 꼽혔다. 2분기 남성용 제품 매출이 지난해 2분기보다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수준으로 확대됐다. 안다르 측은 "맨즈 제품 매출이 두 배 가량 증가한 184억원에 달했다. 판매 채널별로 온라인이 91%, 오프라인이 123% 뛰어 매우 높은 신장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남성 고객 유입이 두드러졌다. 2분기 자체 온라인쇼핑몰 신규 남성 가입자 수는 1분기보다 2.5배 늘었고, 오프라인에서도 남성 가입자 수가 50% 가까이 증가했다고 안다르는 전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안다르 맨즈 카테고리가 수익 성장을 견인했다.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고, 재구매율도 꾸준한 것으로 파악돼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연간(지난해 매출 기준) 애슬레저 업계 선두를 달린 젝시믹스도 남성 소비자들 공략으로 매출 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2분기 매출이 지난해 2분기보다 8.1% 증가한 561억원을 거뒀다. 다만 영업이익은 대규모 TV 광고 등의 영향으로 17.2% 감소한 53억원을 기록했다.

젝시믹스 역시 남성 소비자의 유입 기조가 나타났다. 신규 가입자 중 남성 비중은 2021년 2분기 12%에 그쳤지만 지난해 2분기 19%로 뛰었고 올해 2분기에는 21%로 늘어났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종목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선수가 등장하는 TV 광고 이후인 지난 6월에는 남성 가입자 비중이 23%까지 확대됐다. 신규 고객 10명 중 2명이 남성인 셈이다.

상품군별로 맨즈(남성복)·골프웨어·키즈 합산 매출 증가율이 36%를 기록해 여성복 매출 증가율(3%)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골프웨어의 경우 169% 급증했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에서만 나타나는 흐름이 아니다. '요가복의 샤넬'이란 별명을 가진 캐나다 룰루레몬 역시 성장동력으로 남성복을 신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꼽고 관련 상품군 확대에 나섰다.
"男 10명 중 7명 화장품 직접 구입…H&B스토어 신규 고객 3명 중 1명은 남자"

화장품도 남성 소비자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1위 CJ올리브영이 고객 동향을 분석한 결과, 신규 고객 3명 중 1명이 남성으로 집계됐다.

CJ올리브영이 지난 3년간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첫 구매 고객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30%로 2021년보다 1.5배 증가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 올리브영에서 판매된 남성용 화장품 및 미용제품 중 남성 회원이 직접 구매한 금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남성 고객 구매 상품 종류도 스킨케어(기초화장품), 면도용품 중심에서 트러블 관리용 스킨케어 상품, 톤업 선크림, 컬러 립밤, 헤어 트리트먼트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무더위 속 피부관리에 신경쓰는 남성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롯데쇼핑의 온라인쇼핑몰 롯데온이 운영하는 버티컬 '온앤더뷰티'에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남성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전체 스킨케어(기초화장품) 매출 증가율(20%)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남성용 화장품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4% 가까이 증가한 약 1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남성 화장품 수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거친 최근 3년간 연 3%대 증가율을 기록하며 점차 덩치를 불리고 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조사해 발간한 '남성 그루밍 트렌드리포트 2022'에서도 남성 소비자의 화장품에 대한 높은 관심이 엿보인다. 지난해 1월 29일부터 30일까지 20∼49세 남성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7명(75.8%)이 피부 관련 제품과 관련해 직접 구매 의사 결정을 내렸다. 남성 10명 중 7명(72%)이 기초 화장품으로 피부 관리를 했고, 4명(39.6%)은 눈썹 관리를 했다. BB크림 등 색조 제품 이용 경험률도 10명 중 2명(20%)이 해당됐다.

업계에서는 사회에서 다양성 존중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성별의 경계가 무너지는 젠더리스(genderless·중성적) 트렌드와 함께 남성의 그루밍(꾸밈)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한다.

패션업계에서는 이미 젠더리스룩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올 봄·여름 시즌 남성 컬렉션에서는 (성별 구분을 넘은) 젠더 플루이드 트렌드가 지속됐다. 스트리트 감성을 더한 프레피룩과 스포츠웨어에서 영감 받은 데일리 캐주얼룩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승현 제일기획 캐스팅 디렉터는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확대되면서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약해졌다. '예쁜 남자, 멋있는 여자'에 대해 관대해지고 따라하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이어 "젠더리스 경향은 특히 패션업계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확대됐고, 다양한 아이템으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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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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