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구의 해피eye] 유전성 질환, 망막색소변성증

입력 2023-08-20 18:14   수정 2023-08-21 00:14

망막색소변성증이란 우리 눈의 망막에 있는 광수용체라는 빛자극을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세포가 나이가 들면서 숫자가 감소하고 기능도 점점 떨어져 정상적인 기능을 못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광수용체 기능과 관련된 유전자 이상이 발병 원인이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야맹증과 시야 감소인데, 보통 이르면 10대 이후 늦으면 40대 이후에 처음 증상을 겪는다. 일반적으로 어두운 곳에 가면 바로 잘 보이지 않고 주변을 분간하기가 힘들지만 망막에 있는 광수용체가 약 5~10분에 걸쳐 암순응하게 되면서 점차 주변을 인식한다. 하지만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는 특히 이 암순응 기능이 초기부터 떨어지면서 야맹증의 증상이 나타난다. 물론 야간 시력 저하는 고도근시,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에서도 생길 수 있지만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야맹증은 주로 더 이른 나이에 정도가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시야 감소는 물체를 볼 수 있는 범위가 점차 좁아지는 것을 말한다. 주로 주변부 시야부터 좁아지기 시작하며 처음에는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거나 운전 시 차를 자주 긁는 경험을 할 수 있고 점차 중심부 시야 감소가 진행되면서 걸을 때 주변 사람 또는 물건과 부딪치거나 물건을 떨어뜨리고도 바로 찾을 수 없는 등의 증상이 생긴다.

현재까지 알려진 유전성 망막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유전자는 대략 300개 이상이 있으며, 이 중 80여 개의 유전자가 망막색소변성증과 관련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보통 인구 4000명당 1명의 적지 않은 빈도로 발생하며 이론적으로 약 70%의 확률로 유전될 수 있는 우성유전, 30%의 확률로 유전되는 열성유전 그리고 성염색체인 X염색체 관련 유전으로 남자는 질환이 발병하고, 여자는 증상은 없지만 유전자 이상을 갖고 있는 보인자가 되는 방식이 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안저를 관찰해 망막색소 침착이 발견되면 비교적 쉽게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이외에 빛간섭단층촬영을 통해 광수용체층이 얇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망막전위도 검사를 통해 광수용체 기능의 저하 및 소실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로 원인 유전자 중 어느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 진행 속도, 예후, 유전 방식 등을 알아내는 데 도움을 받는다.

약물치료 방법이 없어 남아 있는 망막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 항산화제나 비타민A 등의 영양제 섭취를 권하기도 한다. 수술적 치료로는 최근 국내에서도 인공망막을 이식한 사례가 있으나 인공망막은 그 기능과 적응증이 매우 제한적이다. 또 럭스터나(Luxturna)라는 유전자 치료가 성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지만 적응증이 RPE 65 유전자 이상에 해당하는 환자에게만 한정돼 있고 고가의 치료제이기 때문에 아직 적응의 폭이 넓지 않다. 조만간 다른 유전자에도 치료법이 개발돼 좀 더 쉽게 환자들이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철구 김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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