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매일 밤 마스크를 쓴다…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입력 2023-08-20 18:35   수정 2023-08-21 00:31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는 이유는 자신의 얼굴을 가리기 위해서다. 회사원 김모미 씨는 다르다. 그는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마스크를 쓴다. 콤플렉스인 얼굴은 숨기고, 자신있는 몸매만 드러낸 채 인기 BJ ‘마스크걸’로 활동한다.

지난 1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7부작 시리즈 ‘마스크걸’ 얘기다. 이 작품은 5년 전 네이버에서 인기를 끈 동명의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정식 공개 전 기자들을 대상으로 선공개된 1~6화를 보는 동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넷플릭스 ‘대박 작품’ 리스트가 한 줄 더 길어지겠구나.”

시리즈는 낮에는 평범한 회사원, 밤에는 마스크를 쓴 인기 BJ로 활동하는 김모미가 자신의 정체를 눈치챈 주오남(안재홍 분)과 갈등을 일으키는 얘기로 시작한다. 작품의 분위기는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확 바뀐다. 살인을 저지른 뒤 도망가려는 자, 그걸 쫓는 자 간의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이 이어진다.

‘외모지상주의’란 뻔한 소재 때문에 망설여진다면 그럴 필요 없다. 이 드라마는 비슷한 소재를 다룬 기존 작품들과는 다르다. ‘외모가 인생의 다가 아니다’란 어줍잖은 충고를 던지는 대신 살 떨리는 스릴러로 풀어냈다.

원작에는 없는 드라마 ‘마스크걸’의 매력은 대략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화자’. ‘마스크걸’은 회차마다 화자가 바뀐다. 1회는 ‘김모미’, 2화는 ‘주오남’, 3화는 주오남의 엄마인 ‘김경자’(염혜란 분), 이런 식이다. 등장인물 간 일어나는 같은 일을 다각도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다. 회차가 지나갈수록 새롭게 밝혀지는 이야기는 시청자가 탐정처럼 사건의 진실을 밝혀나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두 번째는 같은 역할을 하는 배우가 바뀐다는 점이다. 성형 전 김모미는 신인배우 이한별이, 성형 후는 가수 출신 배우 나나가, 중년 김모미는 중견 배우 고현정이 맡았다. 평범한 외모의 회사원,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미녀, 거센 풍파를 겪은 뒤 광기만 남은 죄수까지…. 김모미가 거쳐 온 3개의 삶을 3명의 얼굴로 나타낸 것이다. 이런 연출은 외모가 이 작품에서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잘 드러낸다.

마지막은 단편적이지 않은 캐릭터다. ‘마스크걸’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만, 마냥 불쌍하지는 않다. 외모지상주의의 피해자였던 김모미가 한순간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순식간에 피해자로 바뀐다. 단순한 선악 구도가 없다는 게 이 작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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