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호 군포시장 "경기 중부 7곳 합쳐 '250만 대도시' 만들자"

입력 2023-08-22 18:41   수정 2023-08-23 00:29


하은호 군포시장이 “경기 중부의 군포, 과천, 광명, 안산, 안양, 의왕, 시흥시 등 7개 기초지방자치단체를 하나로 합쳐 인구 250만 명의 대도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1989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해체된 옛 시흥군에 포함된 기초지자체를 다시 통합해 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22일 군포시에 따르면 하 시장은 지난 9일 경기중부행정협의회 정기회의에서 나머지 6곳의 시장에게 이 같은 시 통합을 제안했다. 그는 “7개의 지자체는 과거 시흥군으로 같은 행정구역이었으나 쪼개지면서 전국 체전 등 대형 행사를 열 수 없어졌고, 쓰레기 소각장과 하수처리장 등 시설을 도시마다 갖춰야 하는 등 부작용도 크다”며 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제안은 아니다. 나머지 6곳의 지자체장이 대체로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나타내는 데다, 주민투표와 특별법 마련 등의 절차가 만만찮아서다. 그러나 기초지자체의 행정 역량이 미비하고, 예산이 중복·과잉 투자되며 발전이 정체되는 등의 현상을 감안하면 하 시장의 ‘용감한 제안’이 장기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많다.

하 시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기초지자체의 통합은 당선 이전에 행정학자(인하대 행정학 박사)로서 오랫동안 지닌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는 유럽처럼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한 5000명, 1만 명 단위의 지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농촌은 최소 인구 50만 명, 도시는 최소 100만 명이 돼야 자체적인 교통, 경제, 인구 정책을 추진할 수 있어 통합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는 기초지자체의 예산 낭비를 막을 방안이기도 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비슷한 행정서비스를 각각의 시가 제공하고, 시의회를 각기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작지 않아서다. 하 시장은 “군포에서 반월호수를 거쳐 안산으로 향하는 지방도의 경우 군포 구간은 4차선, 안산 구간은 2차선”이라며 “한 지자체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또 “행정적으로 통합된다면 지역이기주의에서 불거진 쓰레기 소각장과 화장장 사용 문제 등의 갈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7개의 시는 제각기 독립한 뒤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기능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도시 노후화를 해결하고, 교통망을 확충하는 데 힘을 합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안산·시흥시를 제외하곤 면적도 좁은 편이다.

7개 시가 통합된다면 지역내총생산(GRDP) 합계액 82조6893억원(2020년 기준)으로 경기도 1위 화성시(81조8802억원)를 넘어서고, 인구는 248만 명(5월 말 기준)이 된다. 도내 1위는 물론 인천광역시(298만 명)에 버금가는 규모다. 하 시장은 “이미 안양·과천, 군포·의왕이 택시와 버스 생활권으로 통합돼 있고, 교육지원청도 두 곳 이상을 관할하는 등 하나의 생활권”이라고 했다. 베이징과 뉴욕, 런던 등이 도심 밖 주변을 거대 기초지자체로 구축한 것처럼 한국도 광역 지자체를 없애고, 중앙정부가 거대 기초지자체를 직접 관할하는 행정으로 개편돼야 한다는 게 하 시장의 주장이다.

행정학계와 정치권에서 이 같은 2단계 행정체계를 만들자는 주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기초지자체 통합은 지지부진하다. 군포·안양·의왕과 진주·산청 등 통합 논의가 산발적으로 지역사회에서 나오고 있으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추진과 철회가 반복되고 있다.

지자체의 통합이 지방 분권과 균형 발전이라는 정부 기조에 반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하 시장은 “(지자체를) 쪼개 역량을 잃을 게 아니라 힘을 합쳐 발전할 방안을 찾자는 취지”라며 “(7개 시 통합을 위한) 연구소나 협의체를 만들자고 정식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해당 지역의 추진 동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현모 행정안전부 자치분권지원과장은 “현재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기초지자체 간 통합 정책은 없지만 지방의회 의결과 주민투표, 법안 마련 등의 행정통합 절차가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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