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때 중공군' 정율성 기념에 48억원…박민식 "누구에 혈세 바치나"

입력 2023-08-22 11:10   수정 2023-08-22 11:34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광주광역시가 북한의 '인민군 행진곡'을 만들고 6·25전쟁 때 인민군으로 참전해 서울까지 내려왔던 정율성(정뤼청·1914~1976) 기념 공원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박 장관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8억 원을 누구에게 바친단 말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광주시의 사업을 비판했다.

박 장관은 "광주시가 올해 말까지 '정율성 기념 공원'을 짓는다고 한다. 이미 광주에는 '정율성로'도 있고 '정율성 생가'도 보존돼 있다"며 "음악제나, 고향집 복원 등에도 많은 세금을 썼는데, 안중근, 윤봉길도 못 누리는 호사를 누려야 할 만큼 그가 대단한 업적을 세웠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하늘에서 정율성 찬양 미화 작업을 지켜보고 계실 독립지사와 호국, 민주화 영령들이 얼마나 통탄할지 솔직히 부끄럽다. 정율성이 독립유공자인가"라며 정율성의 일대기에 대해 조목조목 따졌다.



광주시 출생인 정율성은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했다. 중국에서 음악을 공부한 그는 중국 공산당원이 된 뒤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인 '팔로군 행진곡'을 만드는 등 항일 작곡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가 작곡한 팔로군 행진곡은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으로 쓰이고 있다.

해방 이후에는 북한으로 귀국해 6년간 머물며 조선인민군 구락부장을 지냈고, 김일성 정권과 공산당을 찬양하는 '해방행진곡'을 만들었다. 1949년에는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했다. 박 장관은 "그가 작곡한 조선인민군 행진가는 한국전쟁 내내 북한군의 사기를 북돋웠다"고 평가했다.

정율성은 6·25 전쟁 때는 중공군으로 참전해 전쟁 위문 공연당을 조직하기도 했다. 이후 중국으로 귀화한 정율성은 중국 공산당을 위한 작품을 쓰다 1976년 중국 혁명 열사 묘에 묻히며 생애를 마쳤다.

박 장관은 정율성에 대해 "북한 정부 수립에 기여하고 조선인민군 행진가를 만들어 6.25 전쟁 남침의 나팔을 불었던 사람, 조국의 산천과 부모·형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눈 공산군 응원 대장이었던 사람이기에 그는 당연히 독립유공자로 인정될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민국을 위해 일제와 싸운 것이 아니다"며 "중국 영웅 또는 북한 영웅인 그 사람을 위한 기념 공원이라니, 북한의 애국열사 능이라도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개탄했다.

그는 "그렇게도 기념할 인물이 없는가"라며 "김일성도 항일운동을 했으니 기념 공원을 짓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선 그를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기념한다는 것은 5·18 묘역에 잠들어 계신 민주주의 투사들을 욕보이는 일이기도 하다"며 "더구나 48억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일이다. 비록 광주시 차원의 시 재정이 쓰인다고 하지만 시 재정은 국민의 혈세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자유대한민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앞장섰던 사람을 우리 국민 세금으로 기념하려 하는 광주시의 계획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전면 철회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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