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최소 13개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공지능(AI)에 포트폴리오 관리를 맡기고 있지만 정작 올해 상반기 AI 관련 기업들이 주도한 시장 랠리는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3억 8500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위즈덤트리 미국 AI 강화 가치 펀드(AIVL)의 경우 올해 총수익률 2.2%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AIVL의 성과가 저조한 가장 큰 이유는 페이스북의 모기업이자 AI 분야 강자인 메타 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타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40% 이상 급등했다.
2017년에 출시된 인공지능 기반 주식ETF(AIEQ)는 인공지능으로 구동되는 가장 오래된 ETF다. 이 펀드는 IBM의 왓슨 슈퍼컴퓨터에서 실행되며 수백만 개의 뉴스 기사, 소셜 미디어 게시물, 애널리스트 보고서 및 재무제표 분석을 기반으로 베팅한다. 하지만 해당 ETF는 설립 이후 누적 수익률 44%를 기록한 반면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SPY ETF의 수익률은 93%에 육박한다.
인간의 심리를 포착하는 데도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AI 기술업체 콘실리언스 AI의 최고기술책임자인 조셉 바이럼은 “AI는 전 세계 모든 회사의 문서를 읽어낼 수는 있지만 중앙은행의 행동 방식은 모델링할 수 없는 수준의 고유한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AI 기반 펀드도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 정도로 강력한 통화 긴축 의지를 유지할 것이란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만 광범위한 주식을 빠른 속도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강점으로 남아있다. 미국 보험사인 보야의 크리스티 바게론 고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력이 부족한 금융회사의 경우 AI모델을 활용하면 훨씬 더 빠르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가짜 또는 부정확한 금융 정보를 걸러내고 거래 빈도 및 거래할 주식 유형을 결정하는 데는 효율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