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집회하자"…9월 4일 집회 놓고 분열된 교육공동체

입력 2023-08-25 17:31   수정 2023-08-25 18:05

서이초에서 숨진 신규교사의 49재 집회를 놓고 백가쟁명식 해법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간의 이견이 커진 가운데, 교원단체에서는 저녁 추모제를 제안했다. 교권회복이라는 한가지 목표로 똘똥 뭉쳤던 교육공동체가 평일 연가 투쟁을 놓고 의견 일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25일 "49재의 의미를 담아 추모 열기를 교원의 지지와 국민적 공감 속에서 모을 수 있도록 학교 근무 일정을 마친 저녁 7~8시경에 추모제를 가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매주 토요일 열리는 집회는 전국 교원이 다시 한 번 추모의 뜻을 모을 수 있도록 교총도 적극 동참하고 협력하겠다"며 "법과 제도 개선만으로 교권 회복이 완성될 수 없기에 향후 전 국민이 함께하는 교육공동체 회복운동을 거듭 제안한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2학기 학사 운영에 철저를 기하도록 당부하며 9월 4일 연가가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2학기 정상적인 학사운영을 저해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교육부는 "학교의 재량휴업은 초중등교육법 제24조의 제4항 및 동법 시행령 제47조에 따라 비상재해와 같은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학기 중에 새롭게 지정할 수 없고 이번 사안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교원의 집단 연가 사용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4조의2 및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4조에 따라 교원은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아니하는 한 수업일에는 휴가를 사용할 수 없고 이번 사안은 이러한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집회를 여는 교사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면서도 '공교육을 중단시키면서 집회로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진보교육감들은 집회에 찬성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문을 통해 “49재 추모와 함께 9월 4일을 ‘공교육을 다시 세우는 날’로 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일을) 재량휴업일로 결정한 학교도 있다”며 “교육공동체가 상처에서 회복으로 나아가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재량휴업 시행에 대해) 대다수 학부모가 공감과 지지를 나타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며 “교육감으로서 교사들의 정당한 주장을 존중하고 교사들을 보호하고 지키는 일에 주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거석 전북교육감 역시 "서이초 교사의 49재 날인 9월4일은 교권을 회복하고 학습권을 지키는 교육회복의 날이 돼야 한다”며 “각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재량휴업일을 9월 4일로 변경할 것을 검토해달라”고 제안했다.

한국교총은 "전국의 교원들이 ‘교육권 보장’을 염원하는 것은 그 어떤 이유보다 아이들을 잘 가르치기 위한 마음일 것"이라며 "‘9?4 공교육 멈춤의 날 및 집회’에 대해 무엇보다 어떠한 상황일지라도 소중한 학생의 학습권을 교사 스스로 지키지 않았다는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간 교권 보호는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호소로서 정부, 정치권, 국민의 지지를 받아왔는데 평일 일과중 집회가 우호적 시선을 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교총은 "선생님들의 순수한 추모 열기, 교권 보호에 대한 열망과 국민적 지지가 자칫 불필요한 논란과 쟁점으로 비화되고, 그 과정에서 또 다시 선생님들이 상처를 입게 되지는 않을지 심히 걱정된다"고 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교권보호 종합대책은 현장의 요구가 다수 반영됐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고 했다. 한국교총은 "국회도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교총이 제안하고 발의를 주도한 ‘정당한 생활지도 아동학대 면책법’이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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