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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의 발언을 향후 Fed의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의미가 큰 것을 중심으로 다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경제전망에 대해선 “경기가 괜찮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수치는 9월로 넘겼다. 양대 책무와 관련해 고용시장은 “건전하다”는 종전의 입장을 반복했고 물가안정 문제에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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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참여자가 바라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여부와 관련해선 어떤 신호를 주지 못함에 따라 다양한 시각이 나오고 있다. 1년 전에는 파월의 강한 매파 발언으로 1%포인트 금리 인상안이 부각되면서 9월 Fed 회의 때까지 다우존스지수가 40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잭슨홀 악몽’이 나타났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잭슨홀 발언을 토대로 9월 Fed 회의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세 가지다. ①안은 금리 0.5%포인트 인상과 양적긴축(QT) 475억달러 ②안은 금리 0.25%포인트 인상과 QT 475억달러 ③안은 금리 동결과 QT 475억달러 혹은 폐지 시나리오다.
다음달 19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Fed 회의까지 최악의 시나리오인 ①안이 부각될 경우 올해 잭슨홀 악몽은 1년 전보다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3대 지수가 1년 전에 비해 평균 15% 정도 더 올랐기 때문이다. 거품이 우려되는 빅테크 주가는 ‘순간 폭락(flash crash)’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립 시나리오인 ②안이 부각되면 잭슨홀 악몽이 나타나더라도 학습효과 때문에 낙폭은 1년 전에 비해 크게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월가에서 바라는 ③안이 부각된다면 서머 랠리가 이어지면서 1990년대 후반 신경제 신화를 바탕으로 나타난 골디락스 장세에 버금가는 증시 호황도 기대해볼 수 있다.
9월 Fed 회의에서 어느 안으로 결정될 것인가는 현재 물가 수준에 대한 인식과 물가대책으로 금리 인상 효과를 어떻게 보느냐에 좌우될 전망이다. 현재 물가 수준을 여전히 높다고 인식하고 금리 인상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면 ①안으로 갈 확률이 높다.
하지만 더는 물가 수준을 내리기 어렵고 금리 인상 효과가 작다고 판단하면 ②안이나 ③안을 선택하면서 물가 목표치 상향과 같은 제3의 방안이나 재정정책과의 공조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수준이 목표치에 근접할수록 같은 폭으로 금리를 올리더라도 물가안정 효과가 더 작게 나타나 무리하게 금리를 올리면 부작용이 크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Fed가 현재 물가 수준을 판단할 때 내부적으로는 단순히 물가 목표치(현재 2%)보다 중립금리 수준에 따른 물가 목표치를 더 중시한다. 물가 목표치를 중립금리 수준에 따라 수시로 변경하면 중앙은행의 최우선 목표인 물가안정 의지가 흐트러진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자주 변경하지 않는다.
금리 인상 효과도 물가가 얼마나 떨어졌나보다 사후적으로 통화정책의 적정성을 따지는 ‘테일러 준칙’ 혹은 ‘수정된 테일러 준칙’으로 판단한다. 최근처럼 물가가 모든 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하는 성격이 강하고 총수요보다 총공급 요인이 더 큰 여건에서는 물가 하락 폭을 금리 인상 효과로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두 가지 판단 요건을 감안하면 9월 Fed 회의에서 ①안을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③안도 회의 때마다 들쑥날쑥한 ‘스네이크형’ 금리 변경(5월 0.25%포인트 인상→ 6월 동결→ 7월 0.25%포인트 인상→ 9월 동결)으로 통화정책의 3대 생명인 선제성, 일관성, 신뢰성을 한꺼번에 잃을 우려가 있다.
②안이 가장 무난해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Fed의 금리 변경 원칙(go-stop-hold)에도 부합한다. 파월의 잭슨홀 발언이 여전히 ‘매파적’이라는 점을 근거로 올해도 1년 전 ‘붕괴론’처럼 증시의 앞날을 비관적으로 몰고 가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 한국 증시도 ②안대로 미국 증시와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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