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에세이] 수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입력 2023-08-28 19:10   수정 2023-08-29 00:09

어느덧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처서가 지났다. 아침저녁 바람이 선선한 걸 보니 진짜 가을이 찾아왔나 보다. 가을 하면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가 먼저 떠오른다. 남도 지역에서는 “가을 전어 머리는 깨가 한 되”라며 그 맛을 극찬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일상에서 사용하는 속담들에는 전어, 가자미, 새우, 명태, 꽃게 등 수산물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수산물과 관련된 이야기가 구전으로 지금까지 전해지는 이유는 우리의 생활 습관과 문화 속에 그만큼 수산물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고대에는 패각을 이용한 최초의 화폐가 등장했고, 바다에서는 수산물 교역을 통해 상업과 외교가 발달했다. 어업인들이 생업을 유지하기 위해 행한 어로 활동이 나라에 식량을 제공하고 문화를 발달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수산업은 1950년대 한국이 어려운 경제 상황에 처했을 때 국가를 지탱하는 중요 산업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다른 산업 기반이 없던 1950년대 말 수산물 수출액은 약 400만달러. 이는 당시 국내 전체 수출 물량 중 약 26%를 차지하는 금액이었다. 이를 통해 획득한 외화를 국내 기초 산업시설에 투자할 수 있었고 우리나라가 성장해 나가는 데 크게 일조했다.

지난해 한국산 수산물의 수출 실적은 약 31억6000만달러였다. 그야말로 ‘수산 강국’으로 올라서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김은 ‘세계 수출량 1위’의 기염을 토하며 한류 문화를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수산물은 우리가 식용으로 소비하는 것 외에도 의약품이나 미용 재료, 산업 소재 등으로 가공돼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수산업은 탄소 흡수를 통한 환경 보호, 국가 해양 안보 유지 등 공익적으로 가치 있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현재 우리 수산업은 위기에 처해 있다. 환경 파괴와 자원 고갈 등으로 어업인의 생업이 어려워지고 있고,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어촌이 사라져가고 있다. 게다가 식습관의 변화로 젊은 세대의 수산물 기피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두 달간의 한경에세이 연재를 통해서 독자들이 평소 알지 못했을 법한 수산업에 관한 새로운 사실과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작금과 같은 수산업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정부와 여러 기관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국민이 수산업의 가치를 이해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로 세간의 관심이 바다에 쏠린 이때, 필자의 진심 어린 이야기가 독자의 마음에 잘 전달되길, 그래서 우리 수산업이 피해를 보지 않고 더 크게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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