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 지난해에 이어 참석해 야당과 언론, 전 정부를 향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15일 광복절 축사 때부터 역설해온 자유주의 이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같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세력과의 투쟁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4월 총선까지 야당과의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정권 출범 이후 과정을 되돌아보며 “국가 안보, 군·공안기관 등 공권력 법 집행 기관, 경제 정책들을 세부적으로 다 뜯어보니 정말 표가 안 나고, 조금씩 내실 있게 만들어가는 데 벌써 1년 하고 서너 달이 훌쩍 지났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국정 운영이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여소야대에다 언론도 전부 야당 지지세력들이 잡고 있어서 24시간 정부 욕만 한다”고 했다. 국정 운영의 걸림돌로 더불어민주당과 친야 성향 언론을 적시한 것이다.야당과 협치 이전에 정체성과 지향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치 영역에서 타협은 어떤 가치, 어떤 기제를 갖고 우리가 할 것인지 그것부터 우리 스스로 국가 정체성에 대해 성찰하고, 당정이 국가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에 대해 확고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의 연장선에서 협치는 후순위라는 뉘앙스의 발언도 했다. “새가 날아가는 방향이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 날개, 오른쪽 날개가 힘을 합쳐서 성장과 분배를 통해 발전해 나가는 것”이라며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뒤로 가겠다고 하면 그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거듭된 윤 대통령의 발언은 국내 정치적 상황을 이유로 야당과 타협하지 않고 올바른 정체성을 정립해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여권 관계자는 “8·15 경축사에서 언급된 ‘공산전체주의’가 단순한 돌발 발언이 아니라 깊은 고민에서 나온 것임을 연찬회에서 다시 확인시켜줬다”며 “당 내에서도 해당 화두를 중심으로 토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장 9월부터 열리는 임시국회는 물론 내년 4월 총선 전략도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을 중심으로 짜여질 전망이다. 중도층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대신 뚜렷한 정체성을 중심으로 보수 지지층을 규합하는 것이다. 정기국회에서는 야당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경목/박주연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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