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복지'는 회사원들에게 왜 그렇게 중요할까 [긱스]

입력 2023-09-10 10:03   수정 2023-09-11 22:52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원두데일리'를 운영하는 스프링온워드의 정새봄 대표가 오피스 커피 구독 서비스를 기획·운영하면서 느꼈던 '직장인 커피 복지'에 대한 생각을 한경 긱스(Geeks)에 공유해왔습니다.
지속가능한 복지 첫걸음은 직장인 ‘소확행’ 부터 챙기기
HR 플랫폼 기업 인크루트가 작년 직장인 885명을 대상으로 사내 복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현 직장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복지로 식대 제공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복지 포인트가 꼽혔다. 그런데 전반적인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이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미미한 혜택’과 ‘다른 회사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껴져서’가 주를 이뤘다.

조사 결과를 보고 숨이 ‘턱’ 막히는 이들이 있을 테다. 초기 회사의 경우, 식대 복지조차도 신중히 도입할 수밖에 없다. 오랜 고민 끝에 도입했는데 ‘불만족’ 낙인이 찍혀버리면 맥이 ‘탁’ 풀리겠다. 경영자 입장에서 복지는 항상 고민스럽고 어려운 주제다.

하지만 사무실 커피 구독 서비스 ‘원두데일리’를 운영하며 목격하는 광경은 꽤나 낙관적이다. 2019년 스프링온워드를 창업하고 다음해 원두데일리를 론칭하며 고객사를 직접 방문해왔다. 사무실에 들일 커피 머신과 구독할 원두를 고르는 자리에서 임직원들은 서로 열정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가끔은 대화의 방향을 옆길로 틀어 즐겁게 잡담을 나누기도 한다.

우리네 직장인들은 힘들고 지쳐있다. 하지만 매 순간이 고난은 아닐 것이다.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잠깐잠깐 산책을 나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우리는 잠시나마 행복감을 느낀다. 사내 복지 첫걸음은 회사 생활을 하는 순간순간에 느낄만한 즐거운 경험들을 극대화하고 루틴화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사무실에서 원두데일리가 목격하는 즐거운 미소와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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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컬쳐히어로 요청으로 진행한 ‘찾아가는 유명카페’ 현장: 커피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컬쳐히어로 구성원들(왼쪽)과 커피에 대해 소개하는 원두데일리 엔지니어 제임스(James)></i>

원두데일리가 주식회사 컬쳐히어로 사무실에서 진행한 ‘찾아가는 유명카페’ 현장 사진이다. 찾아가는 유명카페는 사무실에 커피 머신을 들이고 원두를 구독하기 원하는 회사들에게 제공하는 시음 행사다. 컬쳐히어로는 원두를 정기 구독할 제품을 고르기 위해 시음회를 요청했다. 이 날 우리는 커피 6종을 가져가 시음회를 열었다.

매일 마시는 커피지만, 행사에 참여하는 직원들 눈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다들 차례차례 나오는 커피를 신중하게 맛봤다. 서로 향미에 대한 평가를 나누는가 하면, 자주 가는 카페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다. 원두데일리에서 커피 로스팅을 총괄하는 제임스(James)는 다양한 커피를 추출하는 와중에 큐레이터 역할까지 겸했다. 커피 맛에 대한 이론부터 각 제품을 생산한 로스터리에 대한 소개까지, 커피 한 잔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청중들의 태도도 사뭇 진지했다.

시음이 끝나고, 철수를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내 눈에는 여전히 손에 든 컵을 홀짝거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직원들이 보였다.
‘꺾이지 않는 마음’을 지켜낼 방법
매번 마시는 커피지만, 시음회에 참여하는 조직원들은 하나 같이 열정적이다. 이들이 행사에 이토록 ‘진심’인 이유는 직장 생활에서 커피를 그만큼 중요하게 느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음회 이후 계약 전환율이 100%에 육박하고 서비스 이탈율이 0%에 수렴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원두 12~14그램으로 내린, 단가로만 따지면 300원 남짓한 커피 한 잔은 생각보다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스타벅스의 나라, 미국에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다. 올해 5월 국제 시장 조사 기관 ‘원폴(OnePoll)’이 미국 직장인 2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다. 원폴에 따르면 직장에서 마시는 커피는 직원의 업무 만족도, 생산성, 멘탈 관리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원폴은 미국 직장인 2천명에게 ‘직장에서 마시는 음료’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응답자 60%가 업무 도중 기분 전환을 위해 커피를 마신다고 응답했다. 하루에 필요한 커피양을 묻는 질문에는 77%가 2잔 이상이라고 답했다. 또한, ‘평소에 그날 처음으로 마시는 음료’를 묻는 질문에 뜨거운 커피라고 답한 사람이 무려 66%에 달했다. 아이스커피도 47%에 이르렀다. 45%를 기록한 물보다도 높은 비율이다. 직원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 회사에서 줄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특전으로는 46%가 무료로 제공하는 음료라고 답했다.

<i><미국 직장인들이 커피에 느끼는 각별함을 보여주는 원폴의 설문조사 자료 일부></i>
지속가능한 복지의 모범 사례
채널코퍼레이션은 ‘예비 유니콘’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총 투자액이 423억원에 달하고, 국내 시장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업력도 10년에 달하는 내실 있는 기업이다.

채널코퍼레이션 조직문화 핵심은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대화가 경쟁력’이라는 슬로건 아래,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이 서로 마음껏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채널코퍼레이션은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문화가 안착하면, 각 조직원들이 서로 의견 차이가 커지기 전에 갈등을 해결하고 더 나은 대안을 도출할 수 있다고 믿었다.

22년 8월 채널코퍼레이션은 사무실을 역삼으로 옮겼다. 새로운 사무실은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탁 트인 공간에 천연 소재로 꾸민 인테리어로 쾌적하고 안락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여기에 대표를 비롯한 C레벨 임원들과 조직원들이 한 공간에서 함께 일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조직 문화가 더해졌다.

<i><채널코퍼레이션 사내 카페 전경(왼쪽)과 커피를 추출하는 소속 바리스타(오른쪽)></i>

사내 카페는 이들 공간 철학에 마침표를 찍는 요소였다. 채널코퍼레이션은 스프링온워드와 함께 사무실을 이전하기 전부터 새로운 공간에 꾸릴 사내 카페를 기획했다. 이들에게 카페는 단순히 음료를 마시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 아니었다. 채널코퍼레이션은 회사 내부에 오롯이 커뮤니케이션만을 위한 공간을 구축하면 구성원 사이에 더 많은 소통이 발생하고, 최종적으로 더 유연하고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생각했다.
원두데일리가 만들어 가는 오피스 카페 문화
채널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사내 카페의 사례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만능열쇠는 아니다. 하지만 그 아래에 있는 핵심 가치는 보편타당하다.

스프링온워드는 많은 기업이 회사 내부에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공간을 꾸리기를 바란다. 바로 오피스 카페다. 우리가 정의하는 오피스 카페는 근사하지는 않더라도 익숙함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언제든지 맛있는 커피 한잔을 두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오피스 카페 첫번째 조건은 당연히 품질이다. 예전에도 많은 회사가 사무실에 커피머신을 들였다. 하지만 아무도 이용하지 않았다. 기업에서는 ‘구색을 갖출’ 용도로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하고 구성원들은 밖에서 3~4천원짜리 커피를 사오는 습관이 계속 이어졌다. 카페 문화가 계속 선진화하고 사람들이 스페셜티 커피 한 잔을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i><원두를 포장하는 원두데일리 로스터 민(Min)과 발주를 기다리는 제품></i>

스프링온워드가 자체 생산하는 모든 제품은 최고 수준의 원료를 지향한다. 실제로 스페셜티 카페에 납품한 전적이 있는 원두도 있고, 다른 것들도 그에 준하는 품질을 자랑한다. 자체 생산 제품 외에도 다양한 소비자 기호를 맞추기 위해 로스터리간 파트너십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지금까지 30여 로스터리가 우리를 통해 더 넓은 시장에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커피머신 또한 가격대, 크기, 급수방식 등 특성이 각각 다른 제품을 약 40여 종 갖추고 있다.

<i><시음 행사를 위해 설치된 원두데일리 커피머신></i>

머신 운영 또한 최대한 편의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어디든 편하게 커피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서비스에 반영하고 있다.

올해 새로 구성한 그대로 패키지, 키퍼플러스 등이 그 결과다. 그대로 패키지는 최소 용량으로 주문을 해도 자꾸 원두가 남는다고 하소연하는 소규모 조직들을 위한 서비스다. 원두데일리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베스트셀러 15종 중에서 원하는 제품 세가지를 매월 소분 제공한다. 키퍼플러스는 고객 설문조사에서 힌트를 얻어 개발하게 됐다. 응답 기업 중 과반수 이상이 기기 고장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가장 큰 부담으로 비용 지출을 꼽았고, 수리 기간 동안 기기를 못쓰는 불편함, 번거로운 비용 처리 업무 등이 뒤를 이었다. 키퍼플러스는 이 모든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 서비스다.


<i><커피 머신 클리닝 및 점검을 마치고 케어 일지를 작성하는 원두데일리 엔지니어 도널드(Donald)></i>

이 모든 노력은 하나의 목표를 향한다. 모든 회사가 부담 없이 프리미엄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문화다. 수천명 임직원이 이용하는 환경에서도, 10명 남짓 되는 초기 스타트업에서도 원두데일리는 항상 최적의 솔루션을 위해 노력한다. 최적의 커피머신과 원두 조합을 추천해주고 운영상 발생하는 어려움까지 함께 고민한다.

최근 스프링온워드가 이루고 있는 폭발적인 성장은 우리가 꿈꾸는 오피스 카페 철학이 꾸준한 공감을 얻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020년 원두데일리를 론칭하고 약 3년만에 고객사를 1,500여개까지 확보했다. 매출 또한 함께 상승해, 작년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1980년대까지 미국인에게 커피는 커피는 설탕과 프림을 잔뜩 뿌려야 마실 수 있는 쓰디 쓴 각성제였다.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도 허름한 인테리어에 불친절한 서비스 일색이라, 음료를 받자마자 서둘러 나오는 장소였다. 이 전통은 1987년 하워드 슐츠가 원두 유통사 스타벅스를 인수하며 빠르게 사라졌다.

우리는 4세기 전 스타벅스가 이룬 문화 혁명을 사무실에서 재현하고 있다. 모든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일하는 날을 꿈꾸며 오늘도 우리 구성원들은 수십명 고객과 이야기를 나누고 현장을 누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border:1px solid #c3c3c3" />
정새봄 스프링온워드 대표

모든 직장인이 가장 맛있는 커피와 함께 일하는 세상을 꿈꾸며 커피 시장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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