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18년 전 실패 딛고…인도 全차종에 강판 공급

입력 2023-09-03 18:37   수정 2023-09-04 01:56

현대자동차·기아, 마루티스즈키, 타타자동차, 마힌드라&마힌드라, 혼다, 스코다, 폭스바겐, 닛산 등 인도에 진출한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는 포스코가 인도에서 생산한 자동차 강판을 쓰고 있다. 포스코가 인도에 진출한 지 18년 만에 이룬 성과다.

지난달 16일 인도 첸나이 가공센터(ICPC)에서 만난 한태수 포스코 ICPC 센터장은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기조에 맞춰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을 늘리면서 강판 주문이 계속 쇄도하고 있다”며 “여러 고객사에 응대하느라 몹시 분주하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인도 자동차 강판 사업은 연산 180만t의 냉연·도금 생산능력을 갖춘 마하라슈트라 공장이 주축이다. 한국 등에서 철강을 공급하면 마하라슈트라 공장에서 이를 눌러 냉연강판으로 만들어 네 곳의 인도 내 가공센터로 보낸다.

델리(마루티스즈키) 푸네(타타, 폭스바겐) 첸나이(닛산) 등 완성차 업체 인근에 있는 가공센터는 고객사 요구에 맞춰 자동차용 강판을 만든 뒤 공급한다.

포스코 인도 사업은 역경을 딛고 성공했다. 포스코는 2005년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겠다는 ‘오리사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보상 문제를 앞세운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수천억원의 적자만 안은 채 무산된 경험이 있다.

하지만 포스코는 인도의 미래 성장성을 보고 포기하지 않았다. 마하라슈트라 법인을 중심으로 압연공정으로 최종제품을 생산하는 하공정 사업 위주 전략으로 새 판을 짰다. 그사이 인도는 중국에 이은 세계 2위의 조강 생산국으로 발돋움했다. 경제 성장에 맞춰 도로, 철도 등 인프라 구축에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포스코 인디아의 실적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포스코 마하라슈트라 법인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1200만달러, 2분기 2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상반기에만 이미 지난해 1년 치 이익(3900만달러)을 냈다.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테슬라를 비롯해 인도 시장에 진출하려는 완성차 업체가 늘어나고 있고, 현대차 등 이미 인도에 진출한 회사들도 앞다퉈 자동차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서다.

포스코는 인도에 일관제철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원자재 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어 포스코의 가격 경쟁력도 더욱 개선된다. 인도에 진출한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인도 정부 기조는 외국 회사들도 소재·부품에서 완성품까지 모두 인도에서 생산하라는 것”이라며 “포스코 일관제철소 건립에 대한 인도 정부의 지원도 과거보다 강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첸나이=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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