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머티리얼즈 "글로벌 기업과 연내 공급계약…전구체 세계 1위 목표"

입력 2023-09-06 14:42  

이 기사는 09월 06일 14:4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고품질 국산 전구체로 3년 내 글로벌 1위에 오르겠습니다."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사진)는 6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 3, 4공장을 착공해 2025년부터 2차전지용 하이니켈 전구체의 대량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구체는 2차전지의 4대 구성 요소(음극재, 양극재, 전해질, 분리막) 중 양극재의 핵심 소재다. 코발트, 니켈, 망간 또는 알루미늄을 일정한 비율로 섞은 후 녹여 액체로 만든 뒤 가라앉은 물질을 정제해 가루 형태로 만든 것이다. 여기에 수산화리튬을 섞어 구우면 양극재가 된다.

전구체는 양극재가 되기 전 단계의 물질로, 양극재 원가의 70% 차지한다. 전구체 합성 기술이 양극재의 성능을 결정하고 곧 배터리 용량과 성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2차전지 제조에서 중요한 원재료로 꼽힌다.

그러나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사용하는 전구체의 95% 이상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다. 원재료 수급과 가격 경쟁력, 기술력, 규모의 경제 등에서 모두 중국 기업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구체를 국산화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지 않는다면 2차전지의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빼앗길 수 있다"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중국산과 비슷한 가격에 고성능을 낼 수 있는 전구체 개발에 뛰어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니켈 함유량이 80% 이상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양산에 성공했다. 니켈의 비중을 늘리면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을 높일 수 있지만 화재나 폭발 등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특수한 기술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중국 기업과 기술 제휴를 맺지 않고 하이니켈 전구체를 독자 개발해 양산에 성공한 국내 유일한 회사"라며 "순도가 낮은 원자재에서 고순도 니켈을 뽑아내는 RMP 공정(황산화 공정)을 개발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예전엔 니켈 브리켓과 같은 고순도 원재료를 비싸게 매입해 가공했지만,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니켈 브리켓의 전 단계의 물질인 저순도 MHP(니켈 혼합물)를 인도네시아에서 저렴하게 대량 매입한 후 정련해 가공비를 절감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니켈 브리켓보다 가격이 20~30% 낮은 MHP를 사용하게 되면서 원광 확보와 인건비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MHP만 100% 사용해 자체 RMP 공정과 전구체 제조 공정을 거치면 중국산과 붙어도 가격 측면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경북 포항의 전구체 생산 공장인 CPM 1, 2공장에서 총 5만톤의 전구체를 생산하고 있다. 하이니켈 전구체 시장에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시장 점유율은 16.5%로 글로벌 2위다. 생산한 전구체는 90% 이상 계열회사인 에코프로비엠로 공급된다.

김 대표는 "삼성SDI에 전구체를 소량 납품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에코프로비엠이 사용할 물량도 모자란 상황"이라며 "그러나 내부 거래 비중을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위해 앞으로 수출과 외부 판매 비중을 전체 매출의 30~40%까지 늘릴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글로벌 양극재 제조사 3곳과 2025년 납품을 목표로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며 "에코프로BM도 중국 GEM의 전구체 사용 비중을 늘리는 등 계열사별 공급처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연내 포항에 CPM 3, 4공장을 짓고 생산능력을 현재의 3배 이상인 17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북미와 유럽에도 2027년까지 3만7000톤의 공장을 지어 총 20만7000톤의 생산 규모를 갖춘다. 설비가 완공되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현재 하이니켈 전구체 시장에서 글로벌 1위인 일본 스미토모메탈마이닝(점유율 34.7%)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서게 된다.

김 대표는 "2025년부터 양산하려면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내년 말 준공해야 한다"며 "공장 증설에는 7000억에서 8000억원 가량 투입될 것"이라고 했다.



필요한 자금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할 예정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4월 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하고 이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기업가치는 3조원대, 공모 규모는 5000억~7000억원 대로 예상된다. 실적이 급성장하면서 기업가치가 급격히 불어났다. 지난해 매출은 6652억원, 영업이익은 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4%, 140% 증가했다.

김 대표는 "원자재 가격 변동으로 올해 실적은 작년만큼 좋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난 7월부터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수주 물량과 공급 대기 물량이 많아 장기적으로 매출이 꾸준히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창업자인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징역 2년 형을 받아 상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 대표는 "전 계열사가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며 "국가기간산업인 2차전지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시급하다는 점을 금융당국과 거래소에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외에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수조원을 투자해 전구체 공장을 짓고 있다.
전북 새만금에는 LG화학과 중국 화유코발트이 1조2000억원을 들여 전구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LS그룹과 엘엔에프의 합작회사도 1조8400억여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전구체 제조 설비를 짓기로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중국 CNGR과 경북 포항에 연산 11만톤 규모의 니켈·전구체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한 광물을 일정 비율 사용해야 한다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한 전구체를 사용해 양극재를 만들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IRA 시행은 원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중국산에 밀려 고전했던 한국산 전구체에 큰 기회"라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으로 양극활 물질의 정련과 전구체 제조부터 양극재, 리사이클까지 에코프로그룹의 양극소재 생산의 전주기 생태계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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