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림 뚜렷한 분양시장…수요 많지만 사업성 낮은 서민 주거지역 정책지원 필요

입력 2023-09-06 16:20   수정 2023-09-06 16:21

청약시장의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하다.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의 아파트 시장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면서 올해 1~8월 1순위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전국 평균 9.5 대 1로, 전년(7.2 대 1)보다 높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은 평균 77.2 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충북(22.2 대 1), 경남(11.3 대 1)도 1순위 청약경쟁률이 10 대 1을 넘는 안정적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대구와 울산, 대전, 경북, 제주 등은 미달한 단지가 많았다. 분양아파트는 2~3년 뒤인 준공 시점까지 선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일반아파트보다 부동산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반기 들어 일반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는 지역에선 청약 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공급 시장은 지역과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토지비와 공사비뿐만 아니라 대출 금리까지 오르면서 사업성이 악화했다. 게다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각종 계약 조건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2023년 표준건축비는 3.3㎡당 746만원으로, 2022년 704만원 대비 6% 상승했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권은 개발할 수 있는 용지가 부족하고 토지비 부담이 커지면서, 부지 면적은 줄이고 용적률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초고층 아파트를 건설할 때 드는 공사비가 급증해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 그 외 지역은 아직 분양단가가 낮아 사업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올해 1~8월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11만400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3만300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분양단가가 높고 분양 성적이 양호한 지역은 수요와 공급 모두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은 1만2000가구로, 전년 동기 7000가구보다 5000가구가량 늘었다. 서울에서도 구별로 동대문, 강동, 은평, 광진 등에서 1000가구 이상 분양됐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한 사업 비중이 높았다. 광주도 분양 물량이 전년 3700가구에서 올해 7000가구로 증가했다. 부산과 강원도도 전년 동기 대비 분양 물량이 다소 늘어났다.

반면 대구, 울산, 경북은 분양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수준에 그쳤다. 대구와 경북은 미분양 물량도 7월 기준 전국에서 가장 많다. 미분양이 쌓여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한 곳에서는 분양도 적었던 것이다.

분양 물량이 줄어들고 지역적 편중이 심화하면서 수요자는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청약 시장의 경우 인기 지역은 분양 가격이 높아 청약이 어렵고, 비인기 지역은 분양 물량 감소로 당첨 확률이 낮아진다. 일반아파트 매매도 마찬가지다. 인기 지역의 분양가 상승은 주변 아파트값을 끌어올리고, 분양단가가 싼 지역은 공급 물량 감소로 아파트값이 불안해지게 된다. 최근에는 경기 침체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으로 수요가 제한적이지만, 향후 주택시장이 회복되면 공급 물량 축소와 지역적 편중 문제가 더 부각될 수 있다.

주택 수요는 많지만 사업성이 다소 떨어지는 서민 주거지역에 대해 정책적으로 공급 물량을 늘리고, 시행자의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지원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혜현 알투코리아투자자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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