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성과?…민주당, '尹 탄핵론' 띄우며 결집했다 [이슈+]

입력 2023-09-09 08:20   수정 2023-09-09 08:3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친명계를 중심으로 당이 결집하는 한편, 비명계의 목소리는 확연히 줄었다. 민주당 결집에 지지율도 상승세를 탔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의 단식을 계기로 친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충성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일일 단식에 동참하면서 "이재명 대표의 곁을 지켰다"며 자신의 SNS에 인증을 하기도 했다.
○친명계 충성 경쟁·野 원로 모이고…비명계 목소리는 작아져


야권에 따르면, 지금까지 서영교·정청래·박찬대 최고위원을 비롯해, 윤영덕·신정훈·서영석·윤재갑·백혜련·소병철·민형배·양이원영·김병주·문정복 의원 등이 일일 단식에 동참했다.

친명계 최강욱 의원은 지난 5일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서 "의원들 중에도 텔레그램 등에서 '대표를 외롭게 버려두지 말자. 함께 옆자리를 지켜주자'고 제안한 분이 있었다. 또 '언제부터 언제까지는 내가 지키겠다'고 (하던 동참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며 동참을 독려하기도 했다.

민주당 원로들도 꾸준히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격려 메시지를 전했고, 이해찬 상임고문(4일)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6일)은 직접 국회 본청 앞 단식 투쟁 천막을 찾아 응원의 말을 전했다.

특히 박 전 원장은 "이 대표의 단식에서 김대중의 단식을 본다. 김대중, 김영삼 두 지도자는 단식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켰다"며 "이재명이 이겨야 대한민국 국민이 이긴다"고 그를 치하했다.

단식 8일 차인 지난 7일에는 김원기, 문희상, 임채정,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권노갑 상임고문,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당 원로가 대거 이 대표를 찾기도 했다.

이런 흐름 속에 비명계 의원들의 목소리는 눈에 띄게 작아졌다. 사즉생 단식을 하는 당 대표에게 할 말이냐'는 지적에 이 대표를 비판하는 이들이 위축된 탓이다.

실제로 이상민 의원은 지난 5일 이 대표를 향해 "명분도 실리도 없다. 이 대표께 감히 말씀드린다. 이제는 단식을 멈추어 달라"고 말했다가, 우원식 의원으로부터 "선을 넘었다. 이게 절박한 마음으로 단식 6일째를 맞는 당 대표에게 할 말인가"라는 비판을 들었다.
○'尹 탄핵론' 띄우며 지지층 결집…민주당 지지율 급등


그러는 사이 민주당은 국회에서 슬쩍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탄핵'의 운을 띄우기도 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대정부 질문에서 "이대로 가면 윤석열 정권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은 물론이고 국민들이 탄핵하자고 나설지 모르겠다"고 탄핵을 직접 언급했다.

이어 이 대표가 설 의원의 발언을 이어받아 이틀에 걸쳐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 6일 공개된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국민의 뜻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려야 하는 것인데 그게 민주주의"라고 했고, 7일에도 "자식 잃은 부모를 이기려 드는 정권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이 대표의 단식을 두고 '명분이 없다'고 맹비판하고 있지만, 이 대표는 단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이 대표는 단식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김은경 혁신위원회 좌초와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 사법 리스크로 인해 리더십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단식을 계기로 '리더십 위기'를 타계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민주당 지지율은 이 대표 단식 이후 한 주 만에 7%포인트 급등하기도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7%포인트 오른 34%를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민주당 지지율이 급등한 결과다.
○'길어지면 피로감' 우려도…與 "단식 중단 요청? 검토 않고 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단식이라는 다소 과격한 방식의 대여 투쟁이 길어지면 피로감이 높아질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이와 관련 4년 전,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사례가 회자하고 있다. 황교안 전 대표는 총선을 약 7개월 앞둔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의 헌정 유린 중단을 요구하며 삭발을 한 뒤 단식 투쟁에 들어갔지만, 여론의 역풍을 맞아 총선에서 대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단식 천막을 찾을 계획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이 대표 단식에 대해 중단 요청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까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애초 '요구 조건' 없이 단식을 시작한 이 대표에게 출구를 만들어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가 '왜' 단식을 하고 있는지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가 출구 전략을 만들어줄 필요는 없다"며 "단식으로 지지층이 결집하는 현상은 '모래 위에 쌓은 성'과 같은 것으로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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