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물가 상승세에…美 중위소득 3년 연속 감소

입력 2023-09-13 11:48   수정 2023-09-1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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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가계의 실질소득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중위소득은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공급망 혼란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실질 소득이 감소하면서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효과를 고려한 미국인의 중위 실질 가계 소득은 지난해 7만 4580달러(약 9920만원)로 집계돼 전년 7만 6330달러에 비해 2.3% 하락했다. 이같은 하락 폭은 2010년 이후 최대다. 실질 소득 감소세는 3년 연속 이어졌다.

물가상승률이 반영된 미국 근로자의 지난해 중위 소득은 전년 대비 2.2% 감소한 4만 8000달러였다. 정규직 근로자의 중위 소득은 1.3% 감소한 6만100달러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3년 연속 실질 소득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닷컴 버블, 1990년대 초 불황과 같은 경기 침체기의 특징”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40년 만에 최고치에 이른 인플레이션이 미국인의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원인이 됐다. 지난해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9.1% 오르면서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질 소득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미국의 보충 빈곤율은 12.4%을 기록했다.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비율이 상승했다. 2021년 보충 빈곤율은 7.8%였다. 보충 빈곤율은 세후 소득과 정부의 지원금 등을 모두 합해 계산한 빈곤율이다. 공식 빈곤율보다 빈곤층의 실상을 더 정확히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공식 빈곤율을 지난해 11.5%로 전년도(11.6%)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전체 빈곤층 인구는 약 3790만명이었다.

저소득층 아동 비율은 지난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인 코로나19 대응 계획의 일환으로 2021년 확대된 자녀 세액 공제 혜택이 지난해 만료됐기 때문이다. 이 혜택은 자녀당 월 최대 300달러의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리아나 폭스 인구 조사국 부국장은 "이런 증가 폭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 현금 지원이 끝났기 때문"이라면서 "지난해 아동 빈곤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과 엇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소득 불평등은 소폭 개선됐다. 소득 불평등의 지표인 지니계수는 0.488로 떨어졌다. 지니계수 0은 모든 소득 또는 자산 가치가 동일한 완전 평등을 의미하고 지니계수 1은 최대 불평등을 의미한다. 소득 90분위에 속하는 가구는 소득 10분위에 속하는 가구보다 12.6배 많은 소득을 벌었다. 지난 2021년에는 이 격차가 13.5배에 달했다.

다만 미국인들의 실질적인 경제 여건이 악화하면서 재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신 여론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63%는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방식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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