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특파원에 비친 '레이와 시대'… 들뜬 기운이 감돌았다

입력 2023-09-15 15:59   수정 2023-09-18 01:27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설명할 때 줄곧 따라붙는 수식어다. 비행기로 두 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지만, 2019년 노재팬(NO Japan) 운동과 뒤이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수년간 발길이 끊겼다.

그 사이 일본에선 말 그대로 시대가 바뀌었다. 2019년 나루히토 일왕이 즉위하며 '레이와(令和)' 시대가 열렸다. 30여년 전 아키히토 일왕이 즉위할 당시의 엄숙한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오히려 들뜬 기운이 감돌았다. 일본 사회는 오랜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국제 사회에서 재도약할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레이와 시대 일본 탐험>은 최근 일본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기자의 시각에서 담아낸 책이다. 이하원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2018년부터 3년간 도쿄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취재한 경험을 녹여냈다. 수교 이후 최악의 한일관계, 8년 만의 아베 신조 총리 경질, 사상 최초의 하계 올림픽 연기 등 굵직한 사건들이 벌어졌을 당시의 사회 모습을 현장감 있게 담았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1부 '신(新) 아날로그 사회'는 남녀 차별과 초고령화, 노동력 부족 등 일본의 사회적 문제 전반에 관해 설명한다. 2부는 레이와 시대가 개막하며 달라진 일본의 모습을 조명한다. 이어진 3부는 재일교포와 독도 영유권 문제 등 한일관계를 집중해서 다룬다.

레이와 시대가 열리며 지난 31년간 지속했던 '헤이세이(平成)' 시대가 막을 내렸다. 레이와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 <만요슈>의 '초봄에 무엇을 하든지 좋은 시기에, 공기는 상쾌하고 바람은 부드럽다'는 구절에서 따왔다. 평화를 향한 염원을 담았지만, 동시에 평화헌법을 개정해 재무장하려는 의도가 깔린 복합적 의미의 연호다.

지난달 한미일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나 안보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한미일 협력체제를 공고화하기 위해선 한국과 일본 양국이 서로 최근의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책은 "레이와 시대의 일본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침반을 제공"하는 교양서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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