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친구 찾아요" 60대들의 놀이터가 된 ‘스마트폰’, 문제점은?

입력 2023-09-19 11:45   수정 2023-09-19 11:46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A씨(60)는 요즘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부터 게임, 뉴스까지 다양한 콘텐츠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어 잠을 설치는 일이 다반사인 A 씨는 “조금만 보다가 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정신 차려보면 새벽이 된다”며 “다음날에는 일찍 자려고 생각해도 똑같이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최근 60대 이상 고령층의 스마트폰 중독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2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0대의 과의존위험군 비율은 15.3%다. 2021년 대비 2.2%p 하락했지만 2016년부터 2021년까지 해당 수치는 매년 꾸준히 증가세다. 2022 방송매체이용행태조사에서는 60대의 46.6%가 스마트폰을 필수매체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2020년 37.6%, 2021년 44.1%에 이어 또다시 증가한 수치다.

60대 이상 고령층은 ‘새로운 친구 사귀기’와 ‘유튜브’ 선호
무엇이 고령층을 스마트폰 중독으로 이끄는 것일까. 2022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60대의 경우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이 일반군보다 새로운 친구 만남, 전자책(e-book) 및 웹소설, 사설교육 콘텐츠 등의 이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새로운 친구 만남 콘텐츠의 이용 격차가 가장 컸다.


실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60대’를 입력해보니 ‘60대 낭만의 방’, ‘청춘 60대들 다 모여’ 등 수십 개의 채팅방을 찾아볼 수 있었다. 네이버 밴드에는 약 2700개의 60대 관련 밴드가 있었고 회원 수가 무려 8천 명이 넘는 60대 친목 밴드도 존재했다.

지난해 11월에는 50세 이상만 가입 가능한 데이팅 앱 ‘시놀’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앱 서비스는 비슷한 관심사와 연령대를 가진 상대와 자유롭게 채팅하고 모임을 열어 여러 사람과 취미를 공유할 수 있다. 현재 시놀은 가입자 수 1만 1천 명, 월 활성 이용자 수 7천 명을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 역시 고령층 스마트폰 중독의 원인으로 꼽힌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OTT 서비스 플랫폼별 이용행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 이용률이 60대 99.3%, 70대 100%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오광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미지와 소리를 통해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유튜브 콘텐츠가 고령층의 니즈를 충족시킨다”며 “60대 이상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여가 시간이 많기에 스마트폰 사용이 빠르게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유튜브 콘텐츠 중 특히 고령층이 주목하는 것은 정치 유튜브다. 임병식 전 서울시립대 초빙교수(전 국회 부대변인)는 “60대 정도의 나이가 되면 웬만해서는 자신의 정치적 편향을 수정하지 않는다”며 “익숙한 정치 논리에 편승해 심리적 안정을 얻기 때문에 정치 유튜브가 인기다”라고 설명했다.

‘눈이 시큰시큰’ 고령층 건강에 스마트폰 중독 특히 위험
다만 고령층일수록 스마트폰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2022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서 60대의 문제적 결과 요인으로 ‘스마트폰 이용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생긴 적이 있다’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용 시 구부정한 자세는 목, 손목, 허리 등 여러 관절 문제를 유발한다. 고령층의 경우 젊은 세대보다 근육과 뼈가 퇴화해 목디스크, 손목터널 증후군 등의 발병률과 악화 속도가 빠르다. 또한, 스마트폰의 밝은 화면을 오랜 시간 응시하면 근시, 안구건조증 등 안구 건강도 저하된다.

스마트폰 중독은 고령층의 정신 건강도 위협한다. 적절한 스마트폰 사용은 소통창구로 기능하지만 스마트폰 중독은 이야기가 다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고립된 상황은 사회적 단절을 유발할 수 있다.

김상도 광주스마트쉼센터 소장은 “고령층은 경제적, 사회적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고립감과 불안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며 “이러한 스트레스에 취약한 경우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고령층 스마트폰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스마트쉼센터’
스마트폰 중독 치료센터를 검색하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센터가 대부분이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 중독 치료를 원하는 고령층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운영하는 스마트쉼센터를 찾으면 된다. 전국 18개 센터를 둔 스마트쉼센터는 전 연령을 대상으로 예방교육과 유형별 상담(전화, 개인, 온라인, 가정방문)을 진행하고 있다.



가정방문상담의 경우 센터에 방문하기 어려운 상담자를 위해 전문상담사가 직접 가정이나 기관으로 찾아간다. 또한, 스마트폰 중독 예방 교육 ‘레몬교실’ 중 고령층 대상 강의는 ▲보행 및 운전 중 안전사고 예방 ▲스마트 건강검진 ▲실버서퍼 개념 이해 등 고령층 맞춤 콘텐츠로 진행된다.

김상도 소장은 “고령층의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측면을 고려해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법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고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노인복지관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으며 앞으로 행정복지센터와 경로당에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필요와 가치에 맞게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도록 예방 교육·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다 스마트한 노년기의 삶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중독으로 상담·교육을 희망하는 경우 스마트쉼센터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된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조은정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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