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다이아에 지역상품권 구매 전쟁…결혼도 '짠테크' 바람

입력 2023-09-22 18:46   수정 2023-10-02 16:43


“하객 한 명당 2000원을 할인받는 조건으로 오후 네 시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내년 2월 결혼을 앞둔 김모씨는 결혼식을 오전 11시~오후 1시 황금 시간대가 아니라 비인기 시간대에 치르기로 했다. 치솟는 결혼식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그는 “관습보다 실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변에도 많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결혼식을 미룬 예비부부가 몰리며 결혼비용이 급증하자 MZ 예비부부 사이에서 갖가지 절약 방법이 등장하고 있다. 천연 다이아몬드 대신 인공 다이아몬드를 사거나 지역 화폐를 활용하는 등 방법도 다양하다.


내년 5월 결혼을 앞둔 길모씨(36)는 지난달 1캐럿짜리 인공 다이아몬드 반지를 200만원에 구입했다. 인공 다이아몬드는 자연이 아닌 실험실에서 만들지만 천연 다이아몬드와 성분은 동일하다. 길씨는 “예비 신부가 먼저 제안했다”며 “1캐럿에 700만~800만원대인 천연 다이아몬드 반지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지역 화폐를 활용해 할인받는 예비 부부도 있다. 예비 신부 이모씨(32)는 1인당 50만원어치씩 살 수 있는 서울사랑상품권을 온 가족을 동원해 400만원어치 구매했다. 이 상품권은 서울 결혼식장이나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제휴 업체에서 7% 할인된 금액으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씨는 “예물이나 결혼 준비 업체들이 모여 있는 서울 강남구와 종로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 인기가 많다”며 “가전제품 역시 상품권으로 살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처럼 결혼 풍속도가 달라진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결혼 비용이 급증해서다. 결혼 정보 회사 ‘듀오’가 발표한 ‘2023 결혼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비용을 제외한 올해 평균 결혼 비용은 5073만원으로, 지난해 4720만원보다 7.4% 증가했다. 결혼식장 대관료는 올 들어 평균 1057만원으로 지난해(971만원)보다 8.8% 증가했다. 스드메 비용도 평균 333만원으로 지난해 307만원 대비 8.4% 증가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실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구매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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