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의료과소비 만연…도덕적 해이 줄여야죠

입력 2023-09-25 10:00   수정 2023-09-25 16:17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14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건보 재정 건전성을 감안할 때 내년 건강보험료가 1%는 인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건보료율을 동결한다면 내년에는 건보 재정이 적자가 날 것이 뻔하다”고 했다.

- 2023년 9월 15일 자 한국경제신문 기사 -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보장제도인 국민건강보험(건보)의 재정 악화 문제를 다룬 기사입니다. 건보 재정에 무슨 일이 있기에 건보 이사장까지 경고의 목소리를 내는 걸까요. 오늘은 고령화와 함께 부상하고 있는 건보 재정 문제와 그 속에 담겨 있는 경제 원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건보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선 감기로 병원을 찾더라도 약 수령까지 비용이 1만 원을 넘기지 않습니다. 많게는 80%까지 건강보험공단에서 진료비를 대신 내주기 때문이지요. 미국에선 고액의 민간 보험 없인 단순 감기에도 우리 돈으로 20만 원이 넘는 진료비를 내야 합니다.

물론 이것은 ‘공짜’는 아닙니다. 직장에 다니거나 사업 등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약 3440만 명(올해 6월 기준)의 가입자들이 보험료를 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직장인 기준 건보료율은 월급의 7.09%에 달합니다. 이렇게 걷히는 보험료는 약 80조 원 수준으로, 여기에 약 10조 원의 국고 지원까지 더해져 5140만 명에 달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혜택을 받는 것입니다.

건강보험은 그 이름처럼 예측할 수 없는 사고의 위험을 개인이 모두 짊어지지 않고 다수가 나눠 갖는 방식으로 대비하는 ‘보험’의 원리에 기반합니다. 보험의 대상은 의료서비스로, 연령이나 소득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무조건 가입해야 하는 사회보험이라는 점에서 민간 보험사가 운영하는 생명보험과 구별됩니다.

정부까지 나서 국민들에게 보험 가입을 강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불확실성’입니다. 언제 교통사고를 당할지, 암 등 질병에 걸릴지 누구도 알 수 없지요. 예기치 못한 불행으로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국민 전체가 십시일반으로 위험을 나눈다(risk pooling)는 것입니다.

하지만 건강보험제도에도 허점은 있습니다. 강제가입 방식의 사회보험제도엔 정보의 비대칭에 따른 ‘도덕적 해이’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도덕적 해이는 정보의 분포가 대칭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정보를 갖지 못한 경제주체가 상대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확률이 높아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일반 상품의 경우 소비자는 가격 전부를 지불하고 그만큼의 편익을 가져갑니다. 하지만 건보는 자기 소득에 맞춰 건보료를 내고 나면 얼마나 혜택을 받을지는 본인의 행동에 달려 있습니다. 병원에 자주 갈수록 혜택이 커지니 불필요한 의료서비스 이용이 늘고 고액 진료를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환자들이 진료를 자주 받을수록 병원 입장에선 이득이니 과잉 진료를 부추기는 행태도 나타납니다.

이 같은 도덕적 해이는 건보 재정을 악화시키는 주범입니다. 보건당국 조사 결과 2021년 병·의원을 365회 이상 방문한 사람이 2550명에 달했습니다. 이들에게 지급된 급여비는 1인당 986만1000원으로 전체 평균(149만3000원)의 6.6배에 달했습니다. 도덕적 해이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는 연 365회 이상 진료를 받는 사람에 대해 본인 부담률을 90%로 높이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가파른 고령화가 맞물리며 건보 재정은 악화일로입니다. 정부는 올해 건보 당기 수지가 1조4000억 원 적자를 기록하고, 매년 적자폭이 늘어 현재 24조 원 수준인 적립금이 2028년이면 바닥날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건보는 2007년부터 당해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최대 20%를 국고에서 지원받고 있는데요, 작년 한 해 건보 적자를 메우는 데 투입된 국고만 10조5000억 원에 달했습니다. 국고 지원을 빼면 이미 오래전부터 지출이 수입을 넘어선 만성 적자에 빠져 있는 셈입니다.

황정환 기자
NIE 포인트
1. 건강보험제도가 운영되는 이유를 알아보자.

2. 건강보험 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왜 발생하는지 학습하자.

3. 건보 재정을 건전화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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