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허리 3040 '그냥 쉬었음' 56만명…코로나 때 육박

입력 2023-09-24 18:19   수정 2023-10-04 20:29


특별한 이유 없이 일이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30~40대가 코로나19 때만큼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5~29세 청년층에선 4개월 연속 증가세다. 고용률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지만 다른 한편에선 취업 포기자나 다름없는 그냥 쉬는 인구도 늘고 있는 것이다. 경기 하강에도 고용지표가 좋게 나오는 원인 중 하나가 고용률이나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그냥 쉬는’ 인구 증가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역대급으로 늘어난 ‘그냥 쉬었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나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활동 상태를 ‘쉬었음’이라고 답한 인구는 232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223만9000명) 대비 3.7% 증가했다. 이 중 한창 일할 때인 30~40대는 56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52만4000명) 대비 7.6% 늘었다.

8월 기준으로 보면 코로나19로 고용한파가 몰아쳤던 2020년(58만9000명)과 2021년(58만1000명)에 육박한다. 코로나19 전인 2018년(39만4000명)이나 2019년(49만 명)과 비교하면 각각 43.1%와 15.1% 늘었다. 올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났지만 우리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30~40대에선 코로나19 때에 맞먹을 만큼 그냥 쉬는 인구가 늘어난 것이다.

이들은 중대 질병이나 육아, 가사, 통학 등 특별한 이유 없이 무직으로 지내고 있지만 딱히 구직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지도 않는다.

지난달 기준 ‘쉬었다’고 답한 15~29세 청년층도 40만4000명에 달했다. 전월(40만2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40만 명을 넘었고, 5월 이후 4개월째 증가세다. 15~29세 청년층과 30~40대를 합치면 사실상 취업포기자가 96만8000명으로 100만 명에 육박한다. 매년 8월 기준으로 100만 명을 넘은 건 코로나19 때인 2020년과 2021년뿐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취업 시장에서 경력직이나 수시 채용이 선호되면서 취업 준비를 하는 게 아니라 대기하게 되는 상황이 많아졌다”며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기다리다 보니 구직활동 없이 쉬는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대급 고용률의 이면
올 들어 고용률과 실업률은 계속 양호하게 나오고 있다. 지난달 15세 이상 고용률은 63.1%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2년 이후 8월 기준 사상 최고다. 실업률은 2.0%로 1999년 이후 최저다. 실업률만 보면 완전고용에 가깝다. 15~29세 청년층 고용률도 47%로 8월 기준 역대 2위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점을 내세워 경기 침체에도 고용시장은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간 취업난을 겪으면서 취업을 포기한 인구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경기가 침체되고 하반기 경기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데엔 통계에 잡히지 않는 ‘취업 포기자 급증’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을 뿐 아니라 핵심 산업인 제조업 취업 비중이 높은 30~40대에서 구직 포기자가 코로나19 때만큼 늘어난 건 향후 고용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지표 특성상 시간이 갈수록 고용률과 실업률이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올 하반기 대기업 취업 시장 여건도 낙관적이지 않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에 올 하반기 대학 졸업자 신규 채용 계획을 물은 결과 10곳 중 6곳은 채용 계획이 없거나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