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친이재명(친명)계 홍익표 의원(서울 중구·성동구갑)이 선출됐다.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책임을 지고 떠밀리듯 사퇴한 지 닷새 만이다.홍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일성으로 “이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했다. 비이재명(비명)계의 이 대표 퇴진 요구를 일축하고, 친명 중심의 현 지도부 체제를 옹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줄곧 비명계로 분류돼 왔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 대표와 경쟁한 이낙연 전 대표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을 지냈다. 하지만 이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인 지난 4월 친명계 지지를 등에 업고 원내대표 선거에 나섰다가 박 전 원내대표에게 패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김민석·남인순 의원(3선)과 경쟁했고, 남 의원과 결선 투표 끝에 최종 당선됐다.
홍 원내대표가 내리 3선을 한 지역구(중구·성동구갑)를 포기하고 내년 총선에서 험지(서초을)에 도전장을 내며 ‘선당후사’를 앞세운 점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세 후보 모두 ‘이재명 지킴이’를 자처하며 차별화 요인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명계 초선 의원들의 지지를 받은 우원식 의원은 선거 당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명계 한 초선 의원은 “홍 원내대표의 서초을 출마 선언이 당 중진 의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줬다”며 “우 의원을 지지했던 표가 홍 의원에게 더해지며 당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 대표의 원내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 원내대표는 당내 계파 갈등과 관련해 “당대표의 지침을 받아 당이 통합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 대표 중심으로 원내 상황을 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전까지 공개해 온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총을 이날은 비공개에 부쳤다. 당 안팎에선 “후보 정견 발표까지 비공개로 한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이 나왔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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