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하루 쯤, 미술관·박물관 '문화 나들이' 어때요?

입력 2023-09-26 16:38   수정 2023-09-26 16:39



일년 중 가장 날씨가 좋은 요즘.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3일 개천절까지 장장 6일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는 말 그대로 ‘황금같은 연휴’다. 긴 휴일, 하루쯤은 미술관과 박물관으로 나들이를 떠나 ‘예술적인 가을날’을 즐겨보는 게 어떨까. 청명한 가을 하늘과 선선한 바람, 아름다운 작품과 풍경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연휴에 문을 여는 서울 주요 국공립 미술관·박물관의 전시와 근처 즐길거리를 함께 정리했다.
덕수궁의 가을, 장욱진 작품에 빠져볼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은 ‘가을에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을 이야기할 때 첫손에 꼽히는 곳이다. 아직 단풍이 들지는 않았지만 높고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덕수궁의 전경은 가을 정취에 흠뻑 빠져들기에 충분히 아름답다.

이곳에서는 지금 장욱진 화백의 60여년간 화업 인생을 총망라한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장욱진은 이중섭·박수근·김환기·유영국과 함께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다섯 명의 화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거장. 이번 전시에서는 ‘가족’(1955)부터 생전 마지막 작품인 ‘까치와 마을’(1990)까지 유화, 먹그림, 매직펜 그림, 삽화, 도자기 그림 등 270여 점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전시는 연휴 기간 내내 관람할 수 있다.


현대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서울시립미술관에도 들러볼 만하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금방 도착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올해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전시가 열리고 있다. 국내외 작가 40명이 미디어아트와 설치미술 등 총 61점의 작품을 공개하는 전시다. 이곳도 연휴 내내 문을 연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핫플’ 삼청동 즐기기

서울 삼청동 일대에서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즐길 수 있다. 먼저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한국의 주요 현대미술가를 소개하는 전시들이 열리고 있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백년 여행기’가 대표적이다. 주목받는 중견 작가인 정연두가 ‘멕시코 한인’을 주제로 제작한 작품 다섯 점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실험미술 작가로 평가받는 김구림의 회고전도 함께 열리고 있다. 전시를 관람한 뒤에는 청와대를 함께 둘러보면 좋다. 다만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바로 옆에 위치한 경복궁은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장소다. 경복궁을 관람한다면 꼭 국립고궁박물관을 함께 관람해보자. 이곳에서는 ‘활옷 만개(滿開)-조선 왕실 여성 혼례복’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활옷은 과거 공주와 옹주, 왕자의 부인 등 왕실 여성이 입었던 ‘웨딩드레스’로, 치마와 저고리 등 여러 받침옷 위에 착용하는 긴 겉옷이다.


이번 특별전엔 국내외 박물관이 소장한 활옷 9점과 관련 유물 등 모두 110여 점이 전시된다. 활옷 9점 중 6점은 해외에서 들여왔다. 미국 필드박물관, 브루클린박물관, 클리블랜드미술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이 소장품을 내줬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의 활옷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의 후원을 받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최근 보존 처리를 완료한 유물이다. 이 활옷은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추석 당일인 29일 휴관한다.
한강공원과 즐기는 국립중앙박물관


한강공원으로 나들이를 간다면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을 함께 둘러보자. 국내외 다양한 국보급 미술작품과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 발디딜 틈 없이 붐비는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이 아니더라도 여유롭게 관람할 만한 좋은 전시가 차고 넘친다.

특별기획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이 단적인 예다.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은 본 적 있는 국보 ‘말 탄 사람 토기’를 비롯해 신라와 가야 사람들이 만든 토기(흙 그릇)와 토우(흙 인형)들을 만날 수 있다. ‘신라의 피에타’로 불리는 토우를 비롯해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했던 1500년 전 사람들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유물들이 나와 있다. 오는 10월 9일까지 열리는 전시인 만큼 이번 연휴가 전시를 볼 절호의 기회다.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상설 전시들도 ‘국보급’이다. ‘사유의 방’에는 말 그대로 국보인 반가사유상 두 점이 나와 있다. 그리스·로마 조각과 유물을 만날 수 있는 ‘그리스가 로마에게, 로마가 그리스에게’는 오스트리아 빈미술사박물관과, 메소포타미아 유물들을 만날 수 있는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은 미국 메트로폴리탄과 협업해 펼친 전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추석 당일인 29일만 휴관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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