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의 가격 인상은 작년 3월 초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당시 오비맥주는 주요 원재료인 맥아 가격과 부재료인 알루미늄 가격이 급등한 것을 이유로 들었다. 올해도 비슷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아 가격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8% 급등했고 환율 변동도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설명했다.
공장 출고가 인상으로 유통 매장의 소비자가격과 식당의 병맥주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이는 경쟁사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는 게 식품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오비맥주가 출고가를 조정한 후 하이트진로도 테라와 하이트의 출고가를 평균 7.7% 올렸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원재료 비용 부담은 지속되고 있지만 당장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의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맥주 주재료인 수입 맥아 가격은 2021년 ㎏당 평균 951원에서 올해 상반기 1200원으로 26.1% 상승했다. 맥주에 쓴맛을 더해주는 호프는 같은 기간 ㎏당 1만9550원에서 3만3403원으로 70.8% 급등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를 전후로 일부 제품은 가격이 인상되는 추세다. 원유(原乳) 기본 가격이 L당 88원(8.8%) 상승하면서 이달부터 우유와 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조정됐다.
서울우유의 흰 우유 제품 ‘나100%우유’(1L)는 대형마트에서 2900원대에 판매돼 L당 3000원에 육박했다. 매일유업은 우유 제품 가격을 4~6%, 가공유 제품 가격은 5~6% 올렸다. 남양유업 빙그레도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편의점업계는 지난 1일부터 롯데웰푸드의 아이스크림 공급가 인상분을 판매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돼지바 등 바류는 1200원에서 1500원으로, 빠삐코 등 튜브류 아이스크림은 1500원에서 1800원으로 올랐다. 편의점업계는 지난 6월 말 아이스크림값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식업계도 원·부재료 가격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 스페인산 올리브유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은 BBQ는 가격을 올리는 대신 튀김유로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씨유를 섞어 쓰기로 지난달 27일 결정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누적된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어 가격 인상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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