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산업 생산이 30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의 최대 수출상품인 반도체 생산이 반등한 영향이다. 생산뿐 아니라 설비투자도 1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었다. 기획재정부는 “경기 반등 조짐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고금리, 고유가가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전 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2.1(2020년=100)로 전월보다 2.2% 증가했다. 2021년 2월(2.3%) 후 30개월 만의 최대 증가율이다.
광공업(5.5%), 건설업(4.4%), 서비스업(0.3%), 공공행정(2.5%) 등 전 분야에서 생산이 증가했다. 전 산업 생산을 구성하는 4개 부문에서 생산이 모두 증가한 건 2022년 3월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특히 광공업 생산은 2020년 6월(6.4%) 후 3년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반도체 생산이 전달보다 13.4% 늘어나며 전 산업 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지난 3월(30.9%) 후 최대 증가율이다. 작년 7월 이후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반도체 생산이 바닥권을 벗어난 데 힘입어 제조업 생산은 5.6%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달보다 3.4%포인트 상승한 73.4%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74.3%) 후 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제조업 재고율은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한 124.6%를 기록했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달보다 0.3% 줄면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승용차를 비롯한 내구재와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가 일제히 줄었다. 고금리로 소비가 위축됐고, 최근 소비 흐름이 재화보다 서비스에 집중된 결과라는 게 통계청 분석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6월(-0.2포인트), 7월(-0.5포인트)에 이어 석 달째 하락세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전월과 같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연말까지 물가 하락 요인이 잘 보이지 않는 데다 중국 경기도 뚜렷한 회복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한국의 경기 회복을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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