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철강에 상계관세…"값싼 전기료는 사실상 보조금"

입력 2023-10-05 18:35   수정 2023-10-06 01:24


미국 상무부가 “한국의 값싼 전기 요금이 사실상 철강업계에 보조금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에 상계관세를 부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정부가 상계관세 최종판정에서 값싼 전기료를 이유로 관세를 부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유보가 통상문제로까지 비화한 것이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달 관보를 통해 2021년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철강후판에 각각 1.08%의 상계관세를 부과한다고 최종 발표했다. 상계관세란 수출국이 특정 상품에 보조금 등의 혜택을 줘 수입국 제품의 경쟁력을 저하시켰을 때 수입국의 피해를 막기 위해 수출국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다. 미 상무부는 “한국의 값싼 산업용 전기가 한국 철강업체에 사실상 보조금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철강사들은 과거에도 한국 전기요금이 지나치게 저렴해 한국 철강업체에 보조금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미 상무부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다. 이제까지 미 상무부는 예비판정으로만 한국의 값싼 전기료를 문제 삼았을 뿐 최종적으론 모두 미소 마진(산업 피해가 미미한 것으로 간주해 반덤핑 조사를 종결하는 것)으로 판정했다. 하지만 2021년 들어 한국 산업용 전기요금이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묶여 있자 미 상무부도 상계관세를 부과한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2021년엔 한국 산업용 전기의 원가 회수율(원가 대비 판매가 비율)이 100%를 넘지 못해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1~2022년 전기요금이 원가를 밑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한전의 전기요금 총괄원가회수율은 2020년 101.3%에서 2021년 85.9%, 2022년 64.2%로 급격히 낮아졌다. 2022년 전기 원가회수율은 통계를 집계한 2005년 이후 가장 낮았다. 국제 연료값 상승으로 전기 원가가 높아졌는데 정부가 이를 전기요금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결과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미국 국제무역법원(ITC)에 제소할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상계관세를 부과받은 영향을 피해 갈 수는 없다”면서도 “최종 판정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어 ITC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슬기/김재후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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