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가 곧 국력"…혈투 벌이는 美·中

입력 2023-10-08 18:03   수정 2023-10-09 00:55

세계 각국은 인공지능(AI) 전쟁의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해 혈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반도체 독립’을 추진하는 것은 AI를 움직일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최신형 반도체를 미국·일본(설계), 한국·대만(제조) 등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서다. 빅테크는 국가 간 AI 전쟁을 수행하는 대표 선수들이다.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가 반드시 차지하려는 최종 목표는 초거대 AI 플랫폼이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은 그의 저서인 에서 “앞으로 국가를 구분하는 기준은 초거대 인공지능을 보유했느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글 등은 멀티모달 AI를 구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플러그인 생태계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예컨대 사용자가 원하는 비디오를 생성형 AI가 출력하기 위해 비디오 합성 플러그인을 연결, 비디오앱을 호출해 처리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영화 어벤져스에서 AI 비서 ‘자비스’가 주인공 요구에 맞도록 다양한 앱을 불러오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챗GPT 이후 차세대 AI 기술 개발의 또 다른 화두는 효율성이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운영하기 위한 슈퍼컴퓨터 인프라 구축과 전력 비용이 천문학적인 규모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컴퓨팅 성능 등을 고려했을 때 오픈AI가 챗GPT를 운영하는 데 하루 70만달러(약 9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앞으로 보다 적은 데이터와 전기로 성능 좋은 AI를 개발해야만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LLM을 훈련하는 방식은 ‘빈칸 채우기’다. 문장에 빈칸을 만들고, 적절한 단어로 채우는 작업을 반복하며 정확성을 높인다. 훈련 강도를 높이기 위해선 방대한 데이터 세트와 이를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대규모의 슈퍼컴퓨팅 인프라가 요구된다. 이를 구동하는 데 요구되는 전력 소모량까지 모두 돈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 다른 종류의 하드웨어 구조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폰 노이만 병목’으로 알려진 프로세서와 메모리 칩 간 데이터 전송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대표적인 것이 ‘프로세싱 인 메모리’ 아키텍처다. 메모리 칩 안에 작은 계산 로직을 적용해 간단한 계산은 메모리 칩 내부에서 수행하도록 하는 구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이미 D램 기반의 프로세싱 인 메모리 칩 시제품을 내놨다. 이재욱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향후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효율성을 상당 부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뇌와 신경세포 구조 및 특성을 모방해 만든 ‘뉴로모픽 반도체’도 차세대 AI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뉴로모픽은 뉴런 간 스파이크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AI 반도체를 말한다. 인텔, IBM 등이 뉴로모픽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개발 수준은 초기 단계이고 정확도가 낮아 비교적 단순한 작업에만 적용하지만 높은 신뢰성을 제공하는 뉴로모픽 반도체가 나올 경우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적은 전력으로도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면 AI 기술이 다시 한번 퀀텀 점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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