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장착해 더 똑똑해진 로봇…딸기 수확하고 알약도 분류

입력 2023-10-09 16:02   수정 2023-10-09 16:03

딸기 상태를 인공지능(AI)이 확인하고, 로봇이 수확한다. AI는 게임 캐릭터를 그려내거나 알약을 분류하기도 한다. 지난 5일 개최된 제41회 AI 미래포럼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 국내 유망 AI 스타트업의 서비스 형태는 다양했다. 한국경제 긱스와 AI미래포럼(AIFF), 캡스톤파트너스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해당 업체들과 투자자의 연결을 위해 마련됐다.

비닐하우스에 등장한 AI
“온실에 쓰이는 노동력을 4배 가까이 줄일 수 있습니다.” 이길우 조르디 대표는 “우리가 정의하는 온실은 한국식 비닐하우스부터 네덜란드식 유리 온실까지 모든 것을 포괄한다”며 “지속 가능하고 성장하는 온실 농업을 위해선 인공지능(AI)과 로봇의 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르디는 미국에서 온실 2개를 운영하며 수확 로봇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로봇은 집게발과 카메라를 부착한 형태다. AI가 과육 이미지를 인식해 생장 정도를 파악하고, 집게발이 열매 끝부분을 절단한다. 이 대표는 “수확 로봇의 핵심은 단순히 익은 과일을 따는 것뿐 아니라 그 자리에서 과일 상태를 보고 과육을 걸러내고 포장까지 한다는 점”이라며 “수확 성공률은 타사 대비 1.5배로 노동력을 줄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사업 모델은 완제품 판매다. 우선은 딸기를 타깃 했다. 앞으로 미국 현지에서 5년 동안 토마토, 오이, 가지, 파프리카까지 품목도 늘려갈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전남 담양군과 ‘로봇 전자동화 온실 실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담양군 딸기 ‘죽향’과 ‘메리퀸’ 품종에 대해 2021년 시험 재배를 거친 결과를 바탕으로 AI 기술과 로봇을 본격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충남 홍성군과는 ‘홍희’ 품종에 대해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국내외 투자사들도 관심이 크다. 미국 벤처캐피털(VC) 코슬라벤처스가 초기부터 투자에 참여했고, DSC인베스트먼트와 KDB산업은행의 미 VC인 KDB실리콘밸리도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대표는 “두 번째 온실은 첫 번째 온실의 3분의 1 가격에 지었다”며 “기술적 핵심 지표를 추가로 달성해 농장 수익성이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내년 초 시리즈B 투자 유치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릭터 옷 질감까지 그리는 AI
너디스타는 게임 스타트업이다. 라인게임즈 사업실장 출신인 허성욱 대표가 지난해 2월 설립했다. 개발진은 수집형 롤플레잉게임(RPG) ‘엑소스 히어로즈’를 개발했던 이들이 다시 의기투합해 창업했다. 신작 ‘4GROUND9’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너디스타의 특징은 생성 AI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이다. 허성욱 너디스타 대표는 “최근 수집형 RPG 게임에 강점을 보이는 중국은 500~1000명 규모의 개발팀을 꾸리는데 현실적으로 국내 업체는 불가능한 인력 규모”라며 “생성 AI를 활용해 적은 인원으로 양질의 게임 요소를 양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 활용 분야는 게임 아트다. 캐릭터의 옷부터 3차원(3D) 배경까지 각종 영역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허 대표는 “메인 히로인 캐릭터의 고급 일러스트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회사의 최상급 인력이 10일 정도의 시간을 써야 하지만 AI의 도움을 받으면 하루 만에 같은 그림을 만들 수 있다”며 “게임 배경 역시 두 달 정도의 작업량을 5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너디스타는 내부에 AI 전담 조직도 꾸렸다. 다만 해당 조직은 생성 AI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시장에 나와 있는 기술의 활용법을 연구한다. 너디스타가 활용하는 핵심 개발 도구는 지난해 출시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스테이블 디퓨전’이다. 허 대표는 “캐릭터 모델링을 예로 들면, 캐릭터 의류 질감을 더하는 ‘텍스처링’ 작업에서 스테이블 디퓨전이 만든 이미지를 덮어씌우는 형태”라며 “원하는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AI 학습 노하우나 요소별 기술 활용법 등이 타 게임사에서 배우고 싶어 하는 너디스타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AI, 약사 ‘잡무’ 대체한다
메디노드의 황선일 대표는 AI 기반 알약 분류 로봇을 소개했다. 대학병원에선 약사가 수작업으로 알약을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3~5명의 약사가 하루 3시간 이상 관련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알약은 크기도 작고, 비슷한 모양이라 분류 정확도가 떨어지기 쉽다. 황 대표는 “신약이 쏟아져나오며 수만 종에 달하는 약품 식별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고, 단순 업무에 투입되는 고비용 약사 인건비도 시장이 지닌 문제점”이라고 짚었다. AI 기반 로봇이 업무를 대체할 경우 효과가 큰 영역이란 것이다.

메디노드는 현재까지 702만 장의 알약 이미지 데이터를 모았다. AI에는 다양한 각도에서 알약 이미지를 학습시켰다. 황 대표는 “경쟁사는 일본의 2곳 정도로 한 번에 분류할 수 있는 알약 종류는 경쟁업체보다 4배 이상이고 분류 속도는 6배 이상 빠르다”며 “무엇보다 연질 캡슐 등 경쟁사가 분류할 수 없는 알약 제형까지 제한 없이 AI가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 초임약사 고용 산정비를 8000만원으로 가정했을 경우, 1000병상이 넘는 대형 병원은 6개월 이내 장비 투자 비용 회수가 가능해 경제성도 키웠다는 설명이다.

메디노트의 해외 시장 공략 지역은 파우치 포장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동아시아권이다. 국내를 포함해 대만, 일본, 중국 등이 포함된다. 황 대표는 “알약 분류 장비의 국내 기대 시장 규모는 2000억원, 해외는 4조6000억원에 달한다”며 “장비 판매와 모델 업데이트 비용 등을 주요 사업 모델로 삼아 2025년부터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디노트는 올해 안에 각 병원으로부터 기기 20대의 구매 예산을 확보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꼽았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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