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아동 8000원 vs 요양원 노인 2500원…물가급등 속 '영양격차' [한경제의 신선한 경제]

입력 2023-10-09 17:28   수정 2023-10-09 17:58


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단체급식업계의 새 먹거리로 ‘케어푸드’(노인이나 환자 등 맞춤형 식사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음식)가 떠오르고 있다. 2025년 3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수요자들이 많은 요양원, 무료 급식소 등의 노인 급식 지원 단가가 여전히 4000원 미만에 머무르고 있어 업계에서는 급식 지원 단가 인상을 통해 노인 급식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요양원, 무료 급식소 등의 노인급식 지원 단가는 결식아동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국 15개 지방자치단체(강원, 충북은 지원사업 없음)별 노인 급식 지원 단가 평균은 3873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3207원) 대비 20.7% 상승했지만, 여전히 김밥 한 줄 가격에 불과하다.

반면 결식아동 급식비는 2019년부터 매년 1000원씩 인상돼 현재 8000원 선까지 올라왔다. 노인 급식 단가와 달리 결식아동 급식비는 아동복지법에 따라 최저가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노인요양시설 사이에서도 식사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요양병원의 경우 끼니당 식대가 4630원이지만 요양원은 2500~4500원 선으로 이보다 낮다. 요양원의 운영 재원인 노인장기요양보험 중 식비가 비급여항목에 해당해서다.

같은 유형의 기관이라도 급식 품질에 차이가 나기도 한다. 예산에 맞춰 식단을 관리하는 영양사의 경우 노인복지관에서는 필수인력으로 규정돼있지만, 종합사회복지관은 그렇지 않다. 한 요양원 관계자는 “지원 금액만으로 한 끼 식사를 충당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식사량을 줄이거나 가격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식단을 꾸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단체급식업체, 노인요양시설 운영업체 등은 노인 급식 지원 단가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노인 친화식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사회 취약계층은 혜택을 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단체급식업체 관계자는 “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려고 해도 노인들이 원하는 연화식·연하식이 일반식보다 비싸다는 이유로 요양시설에서 구입을 망설이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선진국 수준의 고령친화식 보급을 위해서 노인 급식 지원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 급식 환경 개선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초기 단계다. 올들어 발의된 노인급식비 관련 법안은 지난 3월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경남 김해시갑)이 발의한 노인급식비 상향 조정 법안이 유일하다. 임희숙 경희대학교 노인학과 교수는 “노인 급식 단가를 현실 수준에 맞추는 동시에 노인시설의 급식 서비스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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