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美 대기업 '줄파산'…대규모 실직 등 경착륙 우려

입력 2023-10-09 18:45   수정 2023-10-11 08:41

올 들어 자산 규모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인 미국 대기업의 파산이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컨설팅 회사 코너스톤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올 상반기 대기업들의 챕터 11(미국 연방파산법 제11조)에 의한 파산보호 신청 건수는 16건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늘어난 수치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기업의 상반기 기준 평균 파산보호 신청 건수는 11건으로 올 들어 45% 증가했다.

올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시작으로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옐로 등 미국 대기업의 줄파산이 잇따랐다. 이들 기업은 물가상승세와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채권 금리 급등, 정부 지원 감소, 공급망 차질 등 복합적인 이유로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전문가들은 기업 줄파산이 소비를 위축시키고 금융회사 대출 축소로 이어져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티븐 브라운 캐피털이코노믹스 북미담당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산 기업은 비용을 절감해야 하기 때문에 근로자를 해고하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WSJ는 “대규모 실직을 초래하는 대기업들의 파산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미국에서 강력한 경기 침체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따라 연말까지 더 많은 파산 기업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많이 받은 기업들이 경제가 둔화되고 대출 금리가 높아지면서 재무 상태가 취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미 쿼켄보스 전미파산연구소(ABI) 전무이사는 “일부 기업은 지난 몇 년 동안 초저금리 수혜를 누리면서 연명해 왔다”며 “이런 기업 중 상당수는 대출 만기가 도래하고 있지만 대출을 연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닉 크래머 S&P글로벌레이팅스 분석가는 “특히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기업들이 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차입비용 증가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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