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기금 중 유일하게 적자"…'임금채권 보장기금' 어쩌나

입력 2023-10-10 16:39   수정 2023-10-10 16:58


임금체불을 당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조성된 임금채권 보장기금이 지난해 349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가 운영하는 고용보험기금, 산재보험기금 등 근로자 관련 복지 기금 중 유일한 적자다.

10일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채권 보장기금은 수입 5634억원 지출 6003억원을 기록해 349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누적 적립금은 6955억원이다.

임금채권보장기금은 임금채권보장사업에 충당하기 위해 법에 따라 설치된 기금이다. 기업의 도산 등을 이유로 근로자가 임금·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 국가가 근로자에게 일단 밀린 임금을 지급하고 사업주에게 대위 청구하는 '대지급금 제도'의 재원이기도 하다. 기금은 사업주의 부담금(보수총액 기준 0.06%), 사업주의 변제금, 차입금, 기금의 운용으로 생기는 수익금 등으로 조성된다.

고용부가 관리하는 다른 기금을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고용보험기금은 6974억원, 산재보험기금은 6348억원, 근로복지기금은 14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임금채권 보장기금만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적자를 기록한 배경에는 임금체불 규모가 늘어난 점과 낮아진 대지급금 회수율이 있다는 게 박대수 의원의 지적이다.

정부는 2018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2조 3230억원의 대지급금을 지급했다. 그 중 1조 7409억원을 돌려받지 못해 회수율은 25.1%에 불과하다. 게다가 경기 악화까지 겹치면서 대지급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임금체불도 증가세다. 올해 8월 말 기준 1조141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8796억원)보다 29.7%(2615억원)원 급증했다. 이러다 보니 대지급금 지급도 늘었다. 고용부는 이번 추석 전에 임금체불 대책의 일환으로 698억원(1만3005명 대상)을 대지급금으로 지원한 상황이다.

앞으로도 임금채권 보장기금이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이러다보니 체불사업주로부터 변제금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회수하기 위해 회수 절차를 민사절차에서 국세체납처분 절차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국회 문턱을 넘기지는 못한 상황이다.

전담인력 부족도 원인이다. 2015년 임금채권보장법령에 소액체당금 제도가 신설되면서 근로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소액체당금 지급 청구를 하게 돼 업무가 급증했다.

또 체당금 지급거부결정에 대한 행정심판도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청구하게 됐다. 게다가 공단은 소액체당금 지급청구서 접수 후 14일 내에 처리하도록 돼 있는데, 근로감독관와 달리 특별사법경찰권을 행사해 사업주를 강제로 소환한 후 조사할 수도 없다. 사실 조사를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과 인력이다.

박대수 의원은 "임채기금은 체불로 장기간 시달린 근로자와 가족들을 위한 제도"라며 "회수 절차를 민사절차에서 국세체납처분 절차로 변경하고 회수 전담 인력을 늘리는 등 기금 보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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