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 2부투어에 4년간 베팅…100억 광고 효과로 결실

입력 2023-10-12 07:25   수정 2023-10-12 07:32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초 스릭슨이 한국프로골프(KPGA) 2부 투어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다고 할 때 모두가 '무모'하다고 했다. 그것도 한두푼이 아니라 20억원(4년)을 투자하는 계약이었다. 스릭슨 브랜드를 보유한 던롭스포츠코리아조차 "광고 효과를 누린다기보단 투어 기반 브랜드로서 어떤 형태로든 투어가 계속 되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을 정도.

올해로 스폰서 계약이 만료되는 스릭슨의 성적표는 어떨까. 2023 스릭슨투어가 종료된 11일 현재 골프 업계 관계자들은 스릭슨이 계약 기간 최소 100억원의 광고 효과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장유빈(21) 등 스타들이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고, 미디어를 통해 계속해서 '스릭슨'이라는 이름이 지속적으로 노출됐다.

이런 효과는 실질적인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던롭스포츠코리아는 스릭슨 브랜드의 약진으로 2021년 처음으로 영업이익(168억원) 100억원 고지를 밟았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명칭 사용권 후원 전 한자릿수 점유율에 그쳤던 스릭슨 볼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올해 처음 10%를 넘어섰다. 한 브랜드 관계자는 "(스릭슨은) 예전에는 명함도 못 내밀었을 점유율을 갖고 있었으나, 이제는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스릭슨이 뛰어들면서 2부 투어 환경도 대폭 개선됐다. 스릭슨은 일부 대회에 드라이빙레인지를 설치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10회와 20회 대회에 2부 투어에는 보기 힘든 총상금 규모(1억2000만원)가 내걸린 것도 스릭슨의 후원이 있어 가능했다. 도보 플레이, 코스 내 전자식 리더보드 등 2부 투어 선수들이 1부 투어와 최대한 비슷한 환경 속에서 경기하도록 배려한 것도 그렇다.

선수 개인에게도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수많은 우승자를 배출한 것도 광고 효과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 스릭슨에 따르면 올해 스릭슨투어 20개 대회 가운데 10개의 우승 트로피를 '팀스릭슨' 선수가 가져갔다.

11일 전남 영암군 골프존카운티 영암45 카일 필립스코스에서 열린 20회 대회에선 김근태(27)도 스릭슨이 후원하는 선수다. 김근태는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를 쳐 2위 임예택(25)을 2타 차로 따돌리고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스릭슨투어는 최종전이 끝난 뒤 스릭슨포인트 상위 10위까지 선수들에게 내년 1부 투어 출전권을 준다. 이 대회 전까지 스릭슨포인트 52위에 머물러 있던 김근태는 최종전 우승으로 2만6000점을 한번에 확보했고, 스릭슨포인트가 10위 내로 수직상승해 극적으로 1부행 티켓을 따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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