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로 65세 이상의 기사가 지하철을 이용해 물건을 배달하는 ‘실버 택배’ 운영 회사들이 많게는 40%에 달하는 수수료를 떼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철 무임 승차가 가능한 고령층을 이용해 교통비도 지급하지 않고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고령층도 쉽게 취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업무 환경과 근무 강도는 만만찮다. 실버 택배는 사실상 프리랜서와 비슷하다. 회사에 방문해 몇 가지 서류를 작성하면 곧바로 현장에 투입된다. 경기 부천에 사는 김모씨(73) 역시 지난 7월 서울 지하철 1·3호선 종로3가역에 붙여진 광고를 보고 실버 택배 회사에 취직했다. 한 달에 150만원 이상 수익을 보장한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그러나 임금 등 업무 환경은 설명과 달랐다. 김씨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온종일 빠듯하게 움직여도 하루 3만원을 손에 쥐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위치상 지하철로 이동할 수 없어 버스를 이용할 때도 많다. 그는 “버스 요금을 별도로 내면 하루 일당이 2만원이 채 안 될 때도 있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김씨가 한 달에 벌어들이는 수입은 50만원도 안 됐다.
이에 대해 서울 오장동에 있는 S지하철택배사 대표는 “사업장 임대료와 통신비, 관리자 월급 등 부수 비용이 많아 수수료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국가 복지 차원에서 시행하는 지하철 무임 승차 제도를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버 택배 회사들은 지하철 무임 승차가 가능한 65세 이상 고령층을 주로 고용한다. 이를 이유로 유류비나 교통비는 따로 지급하지 않는다. 실버 택배기사 박모씨는 “요금을 모두 내고 타기엔 임금이 너무 낮아 대부분 이동 수단으로 공짜인 지하철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의 무임 승차를 막을 방법도 마땅치 않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일정 크기 이상의 물건을 들고 타면 승객 안전에 우려가 있어 제재 대상이 된다”며 “다만 작은 물건만 가진 경우 지하철 택배기사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 없어 이들의 무임승차를 막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염인렬 대한노인회 고양통합취업지원센터장은 “대부분의 노인은 부당한 행위를 당해도 혼자 참고 넘어가신다”며 “노인들이 사각지대에 있다는 약점을 이용해 갑질하는 건 사실상 노인들을 ‘갈취’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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