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캣 팔아요" 여대생 효심에…'완판' 기적 일어났다

입력 2023-10-16 15:09   수정 2023-10-16 15:29


샤인머스캣 농장을 운영하는 부모님이 수확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해 일을 대신 맡게 된 20대 여대생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안녕하세요. 샤인머스캣 하시는 부모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대학생인 작성자 A씨는 광주에서 샤인머스캣을 재배하는 부모님이 추석 전 출하 상품을 납품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대신 판매에 나선 상황이었다.

그는 지난 11일 보배드림에 가입해 현재 사정을 설명하고 판매 장소와 가격 등을 밝혔다. 부모님이 정성 들여 재배한 샤인머스캣의 수확 시기를 놓칠까 봐 걱정됐고, 원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니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A씨는 "사고 당시엔 경황이 없어서 상품에 관해선 전혀 생각할 수 없었으나 두 분 다 조금씩 호전되고 있어서 동생과 함께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택배 작업은 해본 적이 없어서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네티즌들은 직접 농장을 방문해 구매하는 등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농장 방문 및 샤인머스캣 구매 인증샷을 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댓글로도 "직장과 가까우니 꼭 들리겠다", "마음씨가 기특하다", "글 읽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다" 등의 응원을 보냈다.

샤인머스캣은 하루 만에 거의 '완판'됐다. 전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쇄도한 결과 A씨는 준비 수량을 거의 다 판매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모, 삼촌들 덕에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부모님께서 일년 내내 애지중지 정성껏 키우신 상품이 버려지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데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부모님께서도 정말 너무 고마워하신다"고 인사했다.

이어 "주말까지 와주신다고 하신 분들이나 구입하지 못하신 분들까지 모두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저의 미숙함으로 인해 많은 성원에 제대로 보답해드리지 못한 것 같아 송구스럽다"면서 "나중에 혹시 기회가 된다면 택배도 보낼 수 있도록 부모님과 의논 후 대안을 꼭 마련해보도록 공부하고 노력해보겠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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