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같이 죽을 사람 필요했다…같이 환생한다고 생각"

입력 2023-10-16 15:24   수정 2023-10-16 15:29



또래 20대 여성을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이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해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김태업 부장판사)는 정유정 본인과 정유정의 조부에 대한 심문을 16일 진행했다.

재판부는 정유정에게 피해자 사망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정유정은 "캔맥주와 병맥주를 여러 개 먹었다. 술에 취해 뚜렷하게 기억이 잘 안 난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정유정이 피해자를 살해한 후 본인도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는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가 극단적 선택을 위한 준비를 하지 않았고, 피해자 시신을 처리할 캐리어를 준비한 점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유정은 "(시신을 유기하러) 강에 갔는데 피해자의 가족사진을 보고 실종으로 꾸며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실종이 되면 (피해자가) 어딘가에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하려고 그랬다. 중간에 잡혀서 실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시신 훼손 방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떻게 할지도 계획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며 "무서웠는데 꾹 참고 그랬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을 꽤 오래 조사해왔는데, 피해자가 피고인 본인과 가족에게 욕설했다는 등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해왔다"며 "피해자에 대해 미안한 감정은 한 번도 안 보였다. 반성은 하느냐"고 정유정에게 물었다. 이에 정유정은 "당시에는 꾸준히 반성하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정유정은 '사람을 살해해보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이 몇번째 조서를 작성할 때였는지 묻는 질문에 "경찰 조사가 여러 차례였는데, 그거 받는 내내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조금 허위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범행 동기를 캐묻자 그는 "같이 죽을 사람이 필요했고, 마지막으로 제 얘길 들을 사람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피해자를 살해한 이유를 묻는 질문엔 "같이 갈 사람이 필요했다. 같이 죽어서 저는 환생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정유정의 조부는 정유정이 고교생이 되면서 물건을 던지는 등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관할 구청 담당자가 우울증 검사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증이 심한 것처럼 보인다고 했고, 본인의 거부로 검사와 치료를 못 받아 (살인을) 미연에 방지 못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요즘 잠을 못 잔다. 피해자 가족을 찾을 길이 없고, 경찰에 요청했는데 상대가 거부해 사죄하고 싶어도 못 한다.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6일 3번째 공판을 진행한다. 이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선고할 예정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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