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빼고 다 바꿔라" 결단…1년 만에 롯데마트서 벌어진 일 [송영찬의 신통유통]

입력 2023-10-17 14:51   수정 2023-10-17 17:56

롯데마트의 간편식 자체브랜드(PB) ‘요리하다’의 올해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약 2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가 요리하다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내놓은 지 1년 만의 성과다. 요리하다 제품을 구매한 신규 소비자도 크게 늘었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의 마트·슈퍼 통합 소싱으로 원재료 비용 부담을 낮추고 젊은층의 입맛에 맞는 제품 출시가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름값' 할 수 있게 HMR 제품만 남겼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0월13일부터 올해 10월12일 사이의 요리하다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약 25% 늘었다고 17일 발표했다. 마찬가지로 요리하다 제품을 팔고 있는 롯데슈퍼에서는 같은 기간 매출이 약 30% 올랐다.

롯데마트는 앞서 지난해 10월13일 기존에 일반 식료품 등을 포함한 PB였던 요리하다를 가정간편식(HMR) 전문 PB로 개편했다. 이어 지난 3월엔 ‘초이스엘’, ‘스윗허그’, ‘온리프라이스’ 등 기존의 여러 PB 브랜드를 통합한 ‘오늘좋은’을 내놨다. 가정간편식은 요리하다, 기타 식료품은 오늘좋은 등 두개의 PB로 교통 정리를 한 것이다.

전면적인 리뉴얼 결과 요리하다가 신규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효과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6개월 이상 롯데마트를 방문하지 않다가 요리하다 제품을 구매한 신규 소비자 수는 재출시 이후 40% 가량 늘어났다. 요리하다 상품을 재구매한 소비자 비율 역시 동일 제품군에서 평균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요리하다 브랜드 리뉴얼 1주년을 맞아 신제품도 대거 출시된다. 지난해 10월 재출시 당시 요리하다의 흥행을 이끌었던 ‘아메리칸 차이니즈’ 시리즈로 ‘제너럴쏘치킨’과 ‘사천식 마파두부’가 대표적이다. 이어 즐겁게 건강을 관리한다는 ‘헬시플레저’ 열풍에 발맞춰 ‘닭가슴살 왕교자’, ‘닭가슴살 찐만두’ 등 건강기능 간편식 7종과 1주년 기념 한정 수량 판매 상품 4종도 나온다. 롯데마트는 오는 19일부터 2주간 할인·적립, 쿠폰, 경품 등 3가지 이벤트도 진행한다.
'글로벌 유통사' 출신 대표의 통합
요리하다의 전면 재출시는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의 역점 사업이었다. 강 대표는 요리하다의 궁극적인 목표를 ‘외식 매장 대체’로 잡고 합리적인 가격에 전문점 수준으로 맛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HMR이야말로 e커머스에 대항해 대형마트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라는 판단에서였다.

전면 재출시를 위해 롯데마트가 가장 신경 쓴 것은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추는 것이었다. 재출시는 롯데마트에서 음식을 전담하는 별도 조직인 푸드이노베이션센터(FIC)의 전문 셰프들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상품기획자(MD)들의 주도하에 10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명칭만 유지한 채 콘셉트, 전략, 패키지 등을 소비자 관점에서 전부 바꾸는 게 핵심이었다. 기존 제품의 레시피는 꾸준히 개선했고 조리 후의 시각적 완성도도 고려했다.

강 대표는 프랑스 유통업체 프로모데스그룹, 한국까르푸 등을 거쳐 지난 2009년 롯데에 합류했다. 유학 생활부터 첫 직장까지 프랑스에서 지낸 국내 재계의 대표 ‘프랑스통’이기도 하다. 지난 2020년 말 롯데마트 대표로 취임한 강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는 롯데슈퍼 대표도 겸임하고 있다. 강 대표는 양사를 함께 맡게 된 동시에 마트와 슈퍼의 상품 코드를 일원화하고 상품 발주나 관리 업무도 통합했다. 마트와 슈퍼의 통합 소싱도 진행했다. 통합 소싱을 통해 도매 단가가 떨어지고 바잉 파워(구매력)가 생기며 그로서리(식품) 분야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그 결과 요리하다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롯데마트 점포가 위치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뿐만이 아니다. 요리하다는 브랜드 개편 후 지난 5월 세계적 권위의 국제 품평회인 ‘2023 몽드 셀렉션’에서 출품한 6개 품목이 모두 수상하기도 했다. 정재우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요리하다가 재출시 1년 만에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모두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이며 롯데를 대표하는 HMR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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