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세븐틴 소속사만 年 900톤…'K팝 플라스틱' 심각 수준

입력 2023-10-22 07:40   수정 2023-10-22 07:46



CD와 포토 카드, 캔버스, 포장 비닐까지 음반을 만들 때 들어가는 플라스틱이 최근 6년 동안 14배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폐기물 부담금 부과 대상인 국내 기획사가 앨범 제작에 사용한 플라스틱은 2017년 55.8t(톤)에서 2018년 145.4t, 2019년 136.1t, 2020년 225.2t, 2021년 479.0t, 작년 801.5t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앨범 판매량을 고려하면 실제 사용된 플라스틱은 환경부 집계보다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방탄소년단, 세븐틴, 뉴진스 등 인기 아이돌이 대거 소속된 국내 최대 가요 기획사인 하이브가 올해 7월 발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작년 하이브가 제품을 만들고 포장하는 데 쓴 플라스틱만 894.6t였다.


K팝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음반 판매량은 아이돌 그룹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 경쟁이 과열됐다는 비판과 함께 음반 판매량만을 위해 구입한 음반이 다수 폐기되면서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있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작년 판매된 앨범은 7419만5554장이었다. CD 한 장 무게가 18.8g이므로 CD에 사용된 플라스틱만 단순 계산해도 1394.9t이었다.

플라스틱 사용과 함께 폐기물 부담금과 재활용 분담금 납부액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폐기물 부담금은 재활용이 어렵고 폐기물 관리 측면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재료·용기를 제조·수입하는 업체에, 재활용 분담금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의무를 달성하지 못한 업체에 부과하는 비용이다.

폐기물 부담금은 2021년 1억81만원에서 작년 1억9141만원으로, 재활용 분담금은 2018년 600만8000원에서 2021년 4141만8000원으로 증가했다. 포토 카드는 종이로 분류되기 때문에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K팝 플라스틱'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대책은 별도로 준비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됐다. 환경부는 앨범 과대포장을 방지하고 부과금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계획이 있냐는 우 의원실 질의에 "플라스틱 제품 및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군을 포괄적으로 규제할 뿐 별도로 개선을 논의한 바 없다"라고 답했다.

앨범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중복소비를 조장하는 기획사 마케팅 전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2 음악산업백서'에 따르면 구매한 앨범으로 음악을 감상한다는 소비자는 11.7%에 불과하지만, 자기 가수를 응원하고 팬사인회 등의 이벤트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수십, 수백장의 앨범을 구매하는 게 현실이다.

우 의원은 "K팝이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만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인식이 제고돼야 한다"라며 "환경부도 앨범 포장에 분리배출 문구를 표기하고 (부담금) 부과 기준을 확실히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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