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버섯을 잘못 먹고 발진이 발생한 스위스 출신 70대 남성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인사이더 등 외신은 뉴 잉글랜드 의학저널(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10월호에 발표된 '표고버섯 피부염'이라는 희귀 질환을 소개했다. 사례의 주인공은 스위스 제네바에 거주하는 72세 익명의 남성 A씨로 덜 익은 표고버섯을 먹고 피부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지난 10일 표고버섯 요리를 먹고 등 전체에 가려움증과 선 모양의 발진이 생겨 제네바 대학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A씨는 "발진이 너무 가렵고 통증이 있어 잠을 잘 수 없었다"고 의료진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들은 A씨의 림프샘이 부어오르지 않아 감염을 의심하지 않았고, 피부 조영술이나 기타 심각한 피부 질환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섭취 음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A씨가 이틀 전 표고버섯이 포함된 음식을 먹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표고버섯 피부염'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공개된 환자의 등과 엉덩이에는 마치 채찍질을 맞은 것처럼 길고 붉은 부푼 줄무늬가 담겨 있었다.
표고버섯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인기 있는 식재료이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재배되는 버섯 종류로 알려졌다. 하지만 익지 않은 상태로 섭취할 경우 표고버섯 피부염이 생기기도 한다. '편모상 홍반'이라고도 알려진 표고버섯 피부염은 날 것 또는 덜 익은 표고버섯을 섭취한 후 24시간에서 48시간 후에 나타날 수 있다.
1977년 일본에서 처음 기록된 표고버섯 피부염은 아시아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고, 유럽과 북미, 남미에서도 보고됐다. 부종, 발열, 설사, 입술과 손발의 얼얼함 등의 증상뿐 아니라 삼키는 데 불편함 등을 경험할 수 있다.
표고버섯 피부염의 원인은 가열되면 분해되는 레티난 성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표고버섯을 먹을 때 반드시 완벽하게 조리해 먹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A씨를 담당했던 스위스 제네바 대학병원 피부과 레지던트는 라이브 사이언스를 통해 "섭취한 버섯을 섭씨 145도가 넘는 온도에서 완전히 익혀 먹으면 표고버섯 피부염은 생기지 않는다"며 "독특한 피부 상태에 놀랄 수 있지만, 대부분 치료 없이 저절로 해결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A씨는 이후 가려움증을 완화하기 위해 스테로이드와 항히스타민제를 투여받았으나 결국 발진은 저절로 사라진 것으로 보고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