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민간 무량판아파트 427곳 조사해 보니…"부실시공 0건"

입력 2023-10-23 11:28   수정 2023-10-23 11:42


민간이 발주하고 시공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서는 전단보강근 누락과 같은 부실시공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전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지만 이번 조사 결과로 인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에 대한 관리 감독 부실 문제가 다시 한번 부각됐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지자체에서 제출받한 민간 무량판 구조 아파트 총 427개 현장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안전에 문제를 일으킬 부실시공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공중인 현장 139곳과 준공 완료돼 사람이 살고 있는 아파트 288곳을 대상으로 지난 두 달 동안 조사를 실시했다. 검단아파트에서 사고가 난 지하주차장 뿐만 아니라 사람이 살고 있는 주거동에 대해서도 전수 조사했다. 무량판이 적용됐더라도 비중이 적어 사실상 벽식 구조인 아파트는 이번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사는 각 단지별로 점검업체들이 설계도서 검토부터 시작해 이후 현장점검을 통해 전단보강근이 제대로 들어갔는지를 확인하고, 국토안전관리원이 그 결과를 검증하는 절차를 통해 이뤄졌다. 설계도서 검토 과정에서 시공중인 현장 1곳이 설계도서에 전단보강근이 빠진 것이 발견됐지만 착공 전에 선제적으로 설계 보완 조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준공된 아파트에서는 전단보강근 누락 등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전단보강근의 배근 상태와 콘크리트 압축강도 등을 측정한 현장점검 결과 시공 및 준공 현장 모두 철근 누락이 없었고, 콘크리트 강도도 적정해 부실시공이 없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다만 세대 내부에 들어가서 조사를 했어야 했던 2개 현장에서는 입주민이 반대해 진행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상층 일부 가구의 천장에만 전단보강근이 필요한 구조로 전체적인 구조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진행했던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시공중인 비아파트 물야판 건축물에 대한 조사는 진행중이다. 총 57개 현장 가운데 47곳의 조사가 완료된 상태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 1개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전에 전단보강근 2개가 빠진 것이 확인됐으나 즉시 추가로 설치해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무량판 아파트에서는 부실시공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LH의 관리 감독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4월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LH는 2017~2022년 착공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전수조사를 3개월 동안 실시했다. 지난 7월말 조사 결과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91곳을 점검한 뒤 15개 단지에서 전단보강근이 누락됐다고 발표했다. 10곳은 설계에 문제가 있었고, 5곳은 시공이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약 열흘 뒤 경기도 화성시 비봉지구 A-3블록 등 11개 단지가 무량판이 적용된 단지임에도 조사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LH는 이 11개 현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LH에 따르면 의왕초평 A3, 화성비봉 A3 등 2곳에서 전단보강근이 빠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합쳐 102곳 가운데 16.7% 해당하는17곳에서 부실시공이 드러난 것이다.

민간 아파트와 LH가 발주한 아파트 사이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면서 LH 책임론은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LH식 무량판 공법은 재래식 공법으로 배근 자체가 복잡하고 시공과정에서 누락될 가능성이 높다"며 "설계 검토와 감리 등을 더욱 철저하게 했어야 하지만 LH의 관리 감독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LH의 무량판 공법은 현장에서 철근을 배근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는데 비해, 민간 건설사가 쓰는 무량판 구조는 공장에서 철근 배근 등 일정 부분 제작해 이를 가져와서 현장에 적용하기 때문에 시공이 상대적으로 간편하다. 한 민간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무량판 구조 자체가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 확인됐다"며 "LH가 보다 철저히 관리 감독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해 부실시공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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