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는 “2010년 부채 위기 이후 재정적 불균형을 해결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그간의 경제 구조 개혁 노력이 올해부터 2026년까지 탄탄한 경제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국가 부채의 지속적인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난을 감당하지 못한 그리스는 2010년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S&P는 그리스가 재정위기를 겪을 당시 세계 신용평가사 중 가장 먼저 신용등급을 강등한 곳이다. 한때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잠재적 디폴트(SD)까지 낮춘 바 있다.
이후 그리스는 세 차례에 걸쳐 총 2900억유로에 달하는 차관을 끌어다 쓴 뒤 2018년 8월에 이르러서야 구제금융에서 벗어났다. 이듬해 7월 집권한 중도 우파 성향의 미초타키스 총리는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시장·기업 친화적 개혁정책을 시행했다. 규제 철폐와 감세, 민영화 등이 그가 추진한 대표적인 개혁정책이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에는 지난 6월 총선에서 미초타키스 총리와 여당 신민당의 재집권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리스의 국가 체질 개선 작업이 연속성을 유지하고 더욱 발전해나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유럽 안정화 기금(ESM)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등급 상향은) 그리스의 위대한 성과이자 게임체인저”라며 환영했다. 그리스의 실질 GDP 증가율은 올해 2.3%에 이어 내년에는 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 평균값의 2배에 육박한다. S&P는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지금 추세대로 낮아질 경우 신용등급이 한 차례 더 상향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다만 기초 재정수지 흑자를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되는 (재정 지출 확대 등에 관한) 각종 정치적 압력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P의 선제적 움직임에 힘입어 무디스, 피치 등 나머지 3대 신용평가사들도 그리스에 대한 평가를 낙관적으로 바꿀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앞서 지난달 DBRS모닝스타가 그리스의 장기 국채 등급을 BBB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피치는 오는 12월 1일 그리스 신용등급을 재평가할 예정이다.
피치는 올해 1월 그리스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 직전인 BB+까지 올렸다. S&P를 포함해 2개의 신용평가사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으로 평가하면 그리스 국채는 공식적으로 투자적격 채권 지수에 편입된다.
오현우/김리안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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