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회에 17억 타냈다…보험사 비웃는 '수술'의 비밀

입력 2023-10-23 18:16   수정 2023-10-27 08:33

A씨는 2015~2017년 18건의 건강보험에 가입했다. 매달 납입한 보험료는 80만원으로 월수입(180만원)의 45%에 달했다. A씨는 2016년 9월부터 전국 20여 곳의 병원을 돌면서 티눈절제술을 받았다. 6년간 5500여 회의 티눈 수술로 받아낸 보험금만 17억원이었다.

법원은 A씨의 보험금 청구가 과도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B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B보험사는 “보험금 편취를 목적으로 무분별한 치료를 하는 환자와 병원에 주의를 환기하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보험금 누수를 막으려는 보험사의 대응을 비웃듯 A씨처럼 과잉진료로 보험금을 챙기는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까지 기승을 부린 백내장 수술은 브로커와 병원이 조직적으로 실손보험금을 타낸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일부 병원은 치료가 아닌 시력교정용 다초점렌즈삽입술과 입원치료를 패키지로 묶어 수천만원의 보험금을 챙길 수 있다고 광고했다. 브로커는 버스를 대절해 전국 각지에서 환자를 조달했다. 환자들은 5분짜리 수술을 받고 한 시간 병상에 누워 있다 버스를 타고 돌아갔다. 보험금 청구 절차는 브로커가 대행했다.

입소문을 탄 백내장 수술의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2019년 4300억원에서 2021년 9514억원으로 두 배로 뛰었다. 대법원이 작년 6월 백내장 수술은 입원이 아니라 통원치료로 가능하다고 판결했고, 지난해 지급액은 7082억원으로 감소했다. 백내장 수술 건수는 작년 1분기 9372건에서 올 1분기엔 721건으로 92% 줄었다.

하지만 ‘비타민주사’로도 불리는 영양주사, 도수치료로 대표되는 물리치료 등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영양주사로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지난해 40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한 60대 부부는 2015~2020년 이명, 근육통 등을 이유로 같은 병원에 286일 입원해 1회 23만원짜리 세포면역주사제를 맞았다. 총 1억2500만원을 실손보험금으로 청구했다. 보험사가 과잉진료를 의심해 병원에 문의했지만 해당 병원에선 주사제 성분 확인을 거부했다.

‘하이푸’로 불리는 자궁근종 초음파수술은 질성형 등 미용시술 비용으로 악용되고 있다. 외모를 개선하기 위한 하지정맥류 수술도 성행하고 있다. 대형 병원에서 2만원인 하지정맥류 수술비가 개인 의원에 가면 600만원으로 뛰는 사례도 지난 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서 드러났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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