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뒤에는 두 종류의 기업만이 남을 것입니다. 인공지능(AI)을 완전히 활용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해 도태되는 기업입니다.”
피터 다이어맨디스 엑스프라이즈재단 회장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AI 기술은 일상생활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래의 설계자’로 불리는 다이어맨디스 회장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분자유전학과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고 하버드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가 세운 엑스프라이즈재단은 세계적인 비영리 재단으로 인류 공동의 과제를 해결할 경진대회를 열고 있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과 함께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창업 전문 교육기관 싱귤래리티대를 설립해 학장을 맡고 있다. 다음달 1일 개막하는 글로벌인재포럼 2023에서 ‘AI 문명의 만개, 도전과 응전’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싱귤래리티대 공동 설립자인 커즈와일은 AI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특이점(singularity)’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다이어맨디스 회장 역시 그의 의견에 동조했다. 그는 “특이점 개념은 단순한 이론적 구상이 아니라 그럴듯한 미래 시나리오”라며 “생성 AI의 등장으로 우리는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계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특이점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특이점을 종말론적 사건이 아니라 인간과 기계가 공생하는 새로운 시대로 봐야 한다”며 “AI를 활용한 과학 연구부터 증강 인간(augmented human)에 이르기까지 전례 없는 혁신의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상상하는 AI의 모습은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AI 비서 ‘자비스’다. 누구나 손쉽게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궁극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해 인간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바꾸는 세계다.
AI 도입과 함께 기존의 교육 체계에 변화가 시급하다는 게 주장이다. 다이어맨디스 회장은 “인간은 감성 지능과 비판적 사고,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 등 AI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능력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유연하게 기술 중심의 교육 접근 방식을 도입한다면 장기적으로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평생 학습도 강조했다. “AI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 기술을 지속해서 업데이트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수”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AI를 라이벌로 여기기보다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함께 일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미래는 인간과 AI의 대결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상호 협력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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