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병' 뭐길래…소고기 경매 가격 치솟았다 [이미경의 인사이트]

입력 2023-10-25 15:05   수정 2023-10-25 16:01



낮은 시세를 유지하던 한우 가격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유통업계가 준비 중인 '한우데이' 행사를 앞두고 수요가 급증한데다 럼피스킨병이라는 대형 악재가 터진 탓이다. 유통업계는 전염병이 장기화할 경우 한우 시세가 더욱 올라갈 가능성도 염두하고 산지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루 만에 가격 14.4% ↑
25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한우 1++(투뿔) 등급 경매 가격은 ㎏당 2만3049원으로 전일(2만149원) 대비 14.4% 높아졌다. 지난 20일 충남 서산에서 럼피스킨병이 처음 발생하자 해당 지역에서 도축량이 줄어들며 경매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엔 경기, 강원지역까지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어 가격 상승 흐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럼피스킨병은 소에 발병하는 바이러스성 피부 전염병이다. 감염된 소는 고열증상과 함께 피부에 단단한 혹이 생긴다. 주로 모기나 파리, 진드기 등 흡혈 곤충에 물려 감염된다. 폐사율은 10% 이하로 높진 않지만, 발병 지역이 충남 지역을 넘어 경기, 강원 등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럼프스킨병 발병 농가는 25일 오전 8시 기준 총 29곳이다.

26일부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한우세일 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소고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데다, 발병 지역을 중심으로 축산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대해 일시이동중지 명령 건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A대형마트 축산물 담당 바이어는 "럼피스킨병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해 불확실성이 높은데다 행사 물량에 대한 수급으로 도매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11월 1일 한우데이가 끝나면 유통업계의 대형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소매가는 그대로

도매가격 인상 추세에도 당분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소고기 가격은 이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럼피스킨병 발병 이전에 대형마트들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놨기 때문이다.

B대형마트 축산물 담당 바이어는 "통상 유통업체는 2주 정도 판매할 수 있을 수준의 축산물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며 "미리 사입해놓은 물량이 떨어질 때까지는 소매가격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럼피스킨병에 대한 우려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며 한우 시세가 폭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들어서는 한우 도축량이 늘어 시세가 이미 떨어져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한우 사육 규모는 코로나19로 급격히 많아졌다. 팬데믹 당시 국민지원금 지급으로 가처분 소득이 늘고 거리두기 조치로 내식 수요가 많아지며 한우 소비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2019년 15.3㎏였던 가정 내 연간 한우 구매량은 2021년 16.6㎏으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한우 도매 가격이 강세를 보이며 축산농가는 사육 마릿수를 늘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9년 한우 307만8000마리였던 한우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 355만7000마리로 늘었다.지난달 소도축 마릿수는 11만7483마리로, 전년 동월(6만7242마리)보다 74.7% 많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공급량이 크게 늘어난 터라 가격이 빠르게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럼피스킨병이 발병하지 않은 영·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산지 접촉을 늘리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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