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배당 쇼크' 막는다

입력 2023-10-27 18:27   수정 2023-10-28 01:36

정부가 올해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라 불거진 보험회사의 배당 축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법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배당 재원을 계산할 때 금리 변동으로 생기는 미실현손실과 이익을 상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법무부는 27일 보험사가 배당가능이익을 산정할 때 미실현이익과 미실현손실을 예외적으로 상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발표했다. 의견 제출 기한은 11월 23일까지다.

▶본지 9월 20일자 A17면 참조

개정안은 현행 상법상 기업이 배당가능이익을 계산할 때 순이익에서 미실현이익을 빼도록 한 것을 보완하는 조치다. 보험업계에 올해부터 도입한 새 회계기준과 상법이 충돌하는 부분을 해소하는 법령 개정이다.

상법은 기업이 무리하게 배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현금화하지 않은 미실현이익을 배당 재원에서 제외하도록 한다. 미실현이익은 보유 자산(주식, 채권 등)의 평가액이 커질 때 또는 부채의 평가액이 작아질 때 발생한다. 반면 미실현손실은 그대로 반영해 배당 재원이 줄어든다.

상법은 기업이 파생상품을 활용해 미실현이익과 손실을 동시에 발생시키는 ‘헤지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배당가능이익에서 미실현이익과 손실의 상계를 인정하는 예외를 두고 있다. 실제 손익이 ‘0’인데도 미실현이익만 배당가능이익에서 빼면 배당이 불합리하게 줄어든다는 기업들의 의견을 반영해 2014년 상법을 개정했다.

이번 상법 개정안은 보험업의 특성을 반영해 예외를 확대했다. 보험사들은 헤지용 파생상품을 이용하기보다 보험 계약에서 받는 보험료만큼 채권을 사는 방식으로 금리·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미실현 이익·손실 상계로 보험사 배당 안정성 높여
환율 변동부분은 반영 제외…금융사 해외진출 걸림돌 우려
정부가 27일 보험회사가 배당 재원을 계산할 때 금리 변동으로 발생하는 미실현손실과 이익을 상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올해부터 보험업에 새 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해서다. 작년까지의 회계기준(IFRS4)은 자산을 취득 당시 가격(원가)으로 고정해서 평가했기 때문에 미실현손익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IFRS17은 시가 평가 방식을 적용해 미실현손실이나 이익이 매년 대규모로 발생한다.

보험회사는 보통 보험계약으로 받은 보험료만큼 채권을 사서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인다. 해외에서 따낸 보험계약은 그 국가의 채권을 매입해서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도 방어한다. 이때 나중에 보험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돈인 보험료는 회계장부에서 보험부채로, 매입한 채권은 운용자산으로 분류한다.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 평가하는 구조에선 금리가 오르면 보험부채에서 미실현이익이, 운용자산에선 미실현손실이 생긴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보험부채에서 미실현손실이, 운용자산에서 미실현이익이 나온다.

현행 상법은 순이익을 계산할 때 미실현이익을 더하고 미실현손실을 빼도록 한다. 다만 배당가능이익에선 미실현이익을 빼야 한다. 결국 미실현손실이 나면 전체 순이익이 줄어 배당가능이익도 감소한다. 미실현이익이 나면 순이익은 늘지만 배당가능이익은 줄어든다. 보유 부채나 자산 평가액이 오르든 내리든 변동성만 나타나면 배당가능이익은 감소하는 것이다.

법무부의 이번 상법 시행령 개정안은 배당가능이익을 계산할 때 금리 변동에 따른 미실현이익과 손실을 상계하도록 해 배당 안정성을 높인 조치로 평가된다. 다만 환율 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미실현이익도 배당가능이익에서 소멸시킬 수 있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환율 역시 IFRS17 아래에선 보험회사의 미실현손익을 발생시키는 요인이다. 환율이 하락하면 보험부채에서, 상승하면 운용자산에서 미실현이익이 생긴다.

보험회사는 해외에서 영업할 때 현지 채권을 매입해 리스크를 줄인다. 배당 축소 부담 때문에 금융회사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현우/김진성/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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